야구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베테랑 좌완 투수 백정현이 구원 투수로 변신해 활약을 펼치고 있다.
백정현은 최근 힘든 시간을 보냈다. 2021년 14승 5패 평균자책점 2.63으로 커리어 하이를 썼고, 시즌 종료 후 삼성과 4년 최대 38억원(계약금 14억원, 연봉 합계 20억원, 인센티브 합계 4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계약 후 2022년 4승 13패로 흔들렸다, 2023년 7승 5패로 분위기를 바꾸는 듯했지만, 지난해 6승 5패 평균자책점 5.95로 무너졌다.
올 시즌 백정현은 임시 선발로 몸을 만들었다. 지난 시즌 부진으로 입지가 줄어들었고, 최원태의 영입과 좌완 이승현의 성장으로 선발진 또한 빈자리가 사라졌다.
기회가 찾아왔다. 원태인과 데니 레예스가 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 한 턴을 비운 것. 백정현과 우완 김대호가 그 자리에 들어갔다. 어렵게 기회를 잡았지만, 23일 키움전 2⅔이닝 2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2실점으로 조기에 강판됐다.
이후 백정현은 불펜으로 보직이 바뀌었다. 삼성 불펜진에 왼손은 배찬승뿐이었다. 배찬승이 최고 155km/h의 강속구를 자랑하긴 하지만, 매 경기에 등판하긴 어렵다. 19세 고졸 신인 선수라 적절한 관리도 필요하다. 부족한 좌완 불펜진을 보충하기 위한 선택.
박진만 감독의 선택은 적중했다. 백정현은 불펜 전환 이후 3경기 4이닝 동안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선발로 시즌을 준비한 만큼 긴 이닝 소화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불펜 첫 등판에서 2이닝을 소화하기도 했다.
'구원' 백정현의 최고 강점은 제구력이다. 느린 구속을 제구와 디셉션, 피치 디자인 등으로 커버하는 피네스 피쳐 타입이다. 자연스럽게 날카로운 제구력을 겸비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올해 볼넷 허용은 단 하나다. 9이닝당 비율로 환산하면 1.35가 된다.
느린 구속도 보충할 수 있다. 백정현은 구속에 따라 경기력 기복이 컸다. 불펜에서는 짧은 이닝을 소화하기에 전력투구가 가능하다. 실제로 올 시즌 선발로 나선 경기의 평균 구속은 137.7km/h였고, 불펜 전환 후 139.1km/h로 구속이 상승했다. 140km/h를 넘는 구속도 선발 등판 때는 27구 중 1구에 불과했지만, 불펜에서는 19구 중 8구가 찍혔다.
배찬승의 롤모델도 될 수 있다. 배찬승은 신인다운 패기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피칭을 한다. 하지만 완급조절은 부족하다. 같은 왼손이며 완급조절의 달인인 백정현은 좋은 교보재다.
삼성 투수진의 약점은 좌완 불펜으로 꼽혔다. 지난 시즌 좌완 불펜 평균자책점은 6.60으로 리그 8위에 그쳤다. 최채흥(LG 트윈스)이 최원태의 보상선수로 이적했고, 이승민은 부상으로 재활 중이다. 질과 양 모두 아쉬운 상태. 배찬승과 백정현의 합류로 왼손 약점이 메꿔지는 추세다.
좌완 불펜 약점까지 없앤다면 삼성 투수진은 리그 최강을 다투게 된다. '구원투수' 백정현은 2025시즌 어떤 활약을 펼칠까.
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