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23구.
키움 히어로즈 특급루키 정현우(19)가 데뷔와 함께 2경기 연속 100구 넘게 소화했다. 정현우는 지난 6일 고척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등판,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5볼넷 2실점으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정현우는 3월2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서 데뷔해 5이닝 8피안타 4탈삼진 7볼넷 4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데뷔전 승리보다 122구라는 투구수가 큰 화제를 모았다. 현대야구에서 선발투수에게 100구를 훌쩍 넘어가는 투구수를 기록하도록 놔두지 않는다는 점에서, 영건들 육성 및 관리 플랜이 명확한 키움이라서 놀라워하는 시선이 많았다.
홍원기 감독은 데뷔전의 특별함을 이유로 들었다. 데뷔전 승리투수가 됐다는 자신감이 피로도를 만회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5회 마지막 타자 최형우에게 안타를 맞았다면 바로 투수를 바꿨을 것이라고 했다.
이후 곧바로 관리 모드에 들어갔다. 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이 창원NC파크 팬 사망사고로 취소되자 정현우의 등판 순번을 한 차례 걸렀다. 그래서 11일만인 6일 경기에 등판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날 다시 한번 5이닝 동안 101개의 공을 던졌다.
그렇다면 정현우는 왜 5이닝 동안 122구, 101구를 각각 던져야 했을까. 원인은 간단하다. 볼넷이다. 정현우가 고교 시절 넘버1으로 꼽혔던 이유는 구속이 아닌 경기운영능력과 제구력이었다. 포심이 140km대 중~후반이 나오는데 경기운영과 제구력이 탈고교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정현우는 고교 대회 공식경기 통산 101⅓이닝 동안 47개의 사사구를 기록했다. 탈삼진은 127개였다. 2023년엔 53이닝 동안 35사사구였으나 작년엔 48.1이닝 동안 단 12개의 사사구만 기록했다. 키움은 실제 정현우의 안정적인 볼삼비를 높게 평가했다.
시범경기만 해도 11이닝 동안 5개의 볼넷에 그쳤다. 그러나 정규시즌 개막 후 2경기서 10이닝 동안 12개의 볼넷을 기록했다. 볼넷을 줄이면 투구수는 무조건 줄어들게 돼 있다. 본인도 데뷔전 직후 볼넷을 줄여야 할 것 같다고 얘기했다.
통상적으로 현장에선 안타를 안 맞으려고 너무 많이 신경 쓰면 볼이 늘어난다고 얘기한다. 원래 자신의 밸런스대로 던져야 하는데 얻어맞는 걸 너무 의식하면 힘이 들어가고, 볼이 늘어나 어려운 승부를 하게 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자신의 밸런스대로 가볍게 던질 필요도 있다.
정현우는 두 경기서 12개의 안타를 맞았다. 사실 정현우가 기 막히게 잘 던졌는데 타자가 잘 친 케이스도 있었다. 방망이에 공이 맞으면 결과는 운의 영역으로 넘겨야 한다. 대신 볼넷을 줄이는 건 정현우가 컨트롤 할 수 있는 영역이다. 볼넷만 줄이면 투구수는 줄어들고, 소화할 수 있는 이닝은 늘어나게 돼 있다. 물론 이승호 투수코치가 이미 귀에 박히도록 설명했을 듯하다. 이게 곧바로 된다면? 바로 신인왕 1순위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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