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메디트 부채비율 11.51%→53.27% 5배 '급증'
인수금융 이자 부담에 900억원 중간배당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메디트 인수를 위해 만든 디지털덴티스트리솔루션홀딩스주식회사가 자회사인 구강스캐터 솔루션 기업 '메디트'로부터 900억원에 육박하는 배당금을 수령했다. 문제는 메디트가 지난해 수백억원의 손실을 기록한데다 MBK파트너스 인수 후 2년 연속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MBK 측이 메디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1조원에 육박하는 인수금융을 일으키며 홈플러스 사태의 주요한 원인이 됐던 차입매수를 반복하면서 이자를 감당하기 위해 적자 속에서도 현금배당을 강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해 실적 악화와 MBK가 주도하는 대규모의 중간배당 탓에 메디트의 이익잉여금은 2023년 말 2405억원에서 지난해 1073억원으로 급감했다. 메디트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도 같은 기간 1426억원에서 683억원으로 감소했다.
자본총계가 감소하고, 부채는 증가해 메디트의 부채비율은 2023년 말 11.51%에서 지난해 말 53.27%로 증가하며 1년 만에 5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 사태'로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하며 차입매수에 대한 비판이 거센데도 MBK측이 아무런 반성 없이 투자금 회수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메디트는 지난해 899억원을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메디트 대주주는 디지털덴티스트리솔루션홀딩스(디지털덴티스트리)와 우리사주조합 등으로, 지분 99.46%를 보유한 디지털덴티스트리가 압도적인 지배력을 행사한다. 메디트의 배당금도 대부분 디지털덴티스트리로 흘러들어가는 구조다.
디지털덴티스트리솔르션홀딩스는 2023년 초 MBK가 5호펀드를 통해 메디트를 인수하기 위해 2022년 말 설립한 주식회사다. 현재 MBK가 최대주주이자 대표업무집행자인 윤종하 씨가 디지털덴티스트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윤 대표는 메디트를 인수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대표이사로 근무하고 있다.
최근 홈플러스 사태로 여러 증권사로부터 사기혐의로 고소를 당하고 수많은 겸직으로 질타를 받고 있는 김광일 MBK 부회장 겸 홈플러스 대표이사 역시 기타 비상무이사로 메디트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MBK의 핵심 인사들이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메디트는 그만큼 MBK에 중요한 포트폴리오 기업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메디트 역시 MBK 특유의 차입매수와 알짜 자산 및 현금 빼나가기가 고스란히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유 법인인 디지털덴티스트리가 메디트의 수백억원 손실에도 배당금으로 900억원의 현금을 가져갔다. 디지털덴티스트리에 89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지급한 지난해에 메디트는 53억원의 영업적자와 23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MBK에 인수된 이후 2년 연속 영업적자와 당기순손실을 낸 것이다.
메디트가 지난해 디지털덴티스트리에 지급한 배당금 890억원은 지난 1년 간 벌어들인 영업활동현금흐름(167억원)의 5배가 넘는다. 현금창출력을 크게 초과하는 돈을 최대주주에 지급하면서 메디트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136억원에서 683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2023년 말 11%였던 부채비율도 2024년 말 53%로 5배 가까이 상승했다.
MBK가 대규모 배당을 가져간 건 2023년 메디트 지분 99.46%를 2조4000억원에 인수할 당시 9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일으킨 탓에 이자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MBK가 우리은행 등으로부터 인수금융을 조달할 당시 금리는 연 7% 수준으로 알려졌다.
1년에 내야할 이자만 약 630억원에 달한다. PEF는 보통 펀드 투자금과 인수금융을 합쳐 회사를 인수한 뒤 회사에서 배당으로 자금을 빼내 인수금융 이자를 갚는다. 이자를 내고도 남을 금액을 적자기업으로부터 받아간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차입매수에 따른 이자부담으로 알짜자산이나 이익잉여금을 가져가는 것은 MBK의 전형적인 운영 방식으로 볼 수 있다"면서 "기업이 매출과 이익이 증가하면 부담을 일부 상쇄할 수 있지만 실적이 안 좋은 상황에서는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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