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한화에너지 등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검토
이달 내 한화에어로에 1.3조 원상복귀 추진
안병철 사장 "주주가치를 최고 덕목으로 여길 것"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8일 유상증자 정정공시를 통해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싱가폴 등 3개사가 참여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방식이 확정 및 실행되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대주주인 한화에너지는 한화에어로의 1억30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할인 없이 참여하게 된다. 이는 이달 내에 시가로 주식을 매수할 수 있음과 동시에 한화에어로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소액주주들은 15% 할인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방안이다.
한화에어로는 지난달 20일 유상증자를 발표한 이후 '1억3000억원이 한화에너지 대주주의 경영권 승계 자금으로 쓰이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다. 이후 한화에어로는 아직 승계 자금 논란이 종식이 되기도 전, 김승연 회장의 지분 증여를 발표해 또 한 번 시장의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유상증자로 주가가 떨어진 회사의 지분을 그룹 총수가 자녀에게 증여하기로 해 증여세를 절감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한화에어로는 시장의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주주배정 유상증자 공시에 앞서 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 규모를 당초 계획했던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이를 통해 한화에너지에서 한화에어로에 되돌아갈 수 있는 1조3000억원 만큼 축소한 것이다. 이를 위해 한화에어로는 이사회 등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다.
손재일 한화에어로 대표는"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할 소액주주들의 부담을 완화하고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 희석 부작용을 감소시키면서 필요한 자금 3조6000억원을 모두 조달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화에어로는 지난달 유럽 방산 블록화와 선진국 경쟁 방산, 조선, 에너지 업체들의 견제 등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 '투자 실기는 곧 도태'라는 생존전략으로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는 한화에어로가 목표로 하는 '초일류 육해공 종합 방산업체'로 입지를 다지면서 한화오션과 함께 '글로벌 톱티어 조선-해양-에너지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에 따른 것이다.
한화에어로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지역 내 분쟁의 지속적 확산, 미·중 전략적 경쟁의 심화 등 글로벌 안보 위협의 증가로 전 세계 국방비 지출이 오는 2035년까지 2929만달러(약 4315조원) 규모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미·중 갈등에 따른 상선과 함정,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해양플랜트의 수요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시장 정세에 발맞춰 한화에어로는 올해부터 오는 2028년까지 방산 분야 및 조선·해양·에너지 분야에 11조원의 선제적인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매출 증대를 위한 해외투자에 6조2700억원을 투자하고, 신규 시장 진출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에는 1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지상방산 및 항공우주산업 인프라에도 각각 2조2900억원, 9500억원 투자할 예정이다.
투자 금액 11조원 중 2조3000억원을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및 검토 중인 방안으로 1조3000억원을 조달해 총 3조6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할 예정이다. 나머지 7조4000억원은 향후 영업 현금흐름과 금융기관 차입 등을 통해 조달할 방침이다. 한화에어로는 이를 통해 신속한 해외 생산 기지 확보 및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로 지속성장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안병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총괄사장은 이날 진행된 설명회에서 "유상증자 발표 이후 주주, 시민단체 등에서 많은 염려의 목소리를 듣고 고민한 결과, 가장 환영받는 방법으로 가자고 판단해 내린 결정"이라며 "현재 법률적으로도 경영 이슈를 계속해서 살펴보고 있고, 주주가치 제고를 최고 덕목이라 생각하고 향후 이러한 논란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심지원 기자 s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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