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내 체인지업에 헛스윙 한번은…”
KIA 타이거즈 외야수 최원준은 15일 광주 KT 위즈전서 7회초에 원상현의 몸쪽 패스트볼을 우월 솔로포로 연결했다. 그러나 그에 앞서 고영표와의 두 차례 맞대결서는 범타로 물러났다. 이날 고영표는 6이닝 3피안타 11탈삼진 3사사구 무실점으로 KIA 타선을 압도했다.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 게 억울해 보일 정도였다. 생애 첫 두 경기 연속 두 자릿수 탈삼진도 낚았다.
그래서일까. 최원준은 경기 후 고영표의 주무기 체인지업을 두고 “오타니가 와도 못 칠 것 같다”라고 했다. 체인지업이 직구와 똑 같은 모습으로 날아오다 뚝 떨어져서, 도저히 대처할 수 없다는 반응이 KIA 쪽에서 나왔다.
지난해 주춤했던 고영표는 올 시즌 체인지업의 구위를 올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강철 감독도 반색한 지점이다. 고영표는 체인지업의 피치터널이 길어지면서 다시 타자들에게 통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고영표를 16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만나 물어봤다. 오타니 얘기를. 그는 우선 최원준을 두고 “너무 고마웠다. 그렇게 세계최고의 선수를 언급하면서까지 좋은 구종이라고 얘기해줘서. 제임스 네일도 내 슥승부욕을 언급했는데 감사했다”라고 했다.
상상의 나래를 펼쳐달라고 했다. 만약 고영표가 타자 오타니를 상대한다면. 전세계 투수가 한번쯤 상상할 수 있다. 고영표의 체인지업이 과연 오타니에게 통할 수 있을까. 고영표는 “사람이 한 타자, 한 타자를 상대하면서 데이터가 쌓인다. 체인지업을 본 적이 있다면 공략하겠지만, 사람은 적응해야 한다. 아무래도 사이드암의 체인지업을 본 적이 없어서 어렵지 않을까. 보편적이지 않은 구종이라 예측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자신의 체인지업이 객관적으로 너무 위력적인 게 아니라, 생소함을 무기로 오타니에게 한번쯤 어필할 수는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고영표는 “엄청 빨라서 위력적인 게 아니라, 오버 투수의 슬라이더와 커브는 많이 보니까 대처하는데, 사이드암의 체인지업은 희귀한 구종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헛스윙을 한번쯤은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한번 붙어보고 싶긴 하다”라고 했다.
고영표는 ‘상상’이라는 전제를 깔았다. 그러나 상상이 아닐 수 있다.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서 한일전이 열린다. 고영표가 내년 WBC 대표팀에 뽑히면 일본전에 등판해 오타니를 실제로 상대할 수도 있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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