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이정원 기자] "가을야구에 대한 욕심이 크다."
한화 이글스 내야수 노시환은 시즌 초반 좋지 못한 성적을 냈다. 4월 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타수 무안타를 치면서 시즌 타율이 0.143까지 떨어졌다.
이는 노시환뿐만이 아니었다. 중심을 잡아야 하는 외국인 타자 에스테반 플로리얼, 채은성 등 한화 타선 전반적으로 부진에 빠졌다. 팀 성적 역시 좋을 수가 없었다. 투수들이 버텼지만, 타선이 터지지 않아 아쉬움 남는 경기를 보였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야구 오래 했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시간이 약인 걸까. 한화 타자들도 노시환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4월 8~1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4월 11~13일 대전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위닝 시리즈를 챙기고 인천에 왔다.
노시환은 15일 경기서는 3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침묵했지만, 16일에는 달랐다. 시원한 홈런과 함께 3안타 2홈런 5타점 3득점 1도루로 맹활약하며 팀에 3연승과 함께 3연속 위닝시리즈를 가져다줬다.
특히 4회 1사 3루에서 김광현의 체인지업을 상대로 뽑아낸 역전 투런홈런의 비거리는 130m였다. 8회 2사 2, 3루에서는 승리에 쐐기를 박는 스리런홈런을 작성했다. 노시환이 멀티홈런을 뽑아낸 건 2024년 5월 30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처음이다. 또한 노시환은 KBO리그 역대 통산 100홈런에 단 세 개 만을 남겨두게 됐다.
경기 후 만난 노시환은 "초반에 성적이 안 좋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연승을 이어갈 수 있어 좋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전체적으로 팀 분위기가 침체되다 보니까 분위기가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갔다. 팀도 안 되고, 저도 안 되고 힘든 시즌 초반을 보냈다"라며 "선배님들이 마음을 잡아주셨다. '우리 팀은 어린 선수들이 많다 보니, 한 번 분위기를 타면 이기는 날이 올 거니까 밝게 하자'라고 하셨다. 계속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힘을 내려고 했다. 다 같이 타격감도 올라오고 연승도 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미소 지었다.
김광현을 상대로 어떻게 홈런을 가져온 것일까. 힘을 쫙 빼고, 타석에 들어선 게 홈런의 비결이었다.
4회 홈런 장면을 돌아본 노시환은 "경기 플랜이 가벼운 스윙을 하자는 것이었다. 문학구장은 가깝다 보니 풀스윙을 안 돌려도, 충분히 중심에 맞으면 넘어간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가벼운 스윙과 함께 배트 중심에만 맞추자는 생각으로 들어갔다. 마침 주자 3루여서 희생 플라이만 생각하고 욕심 없이 들어갔는데 홈런이 나왔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정확하게 맞추자'라는 생각을 계속하면서도 타석에 들어가면 힘이 들어간다. 그게 야구다. 힘 빼는 게 제일 어렵다. 오늘 좋았던 감을 계속 생각하며 시즌을 치러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어느덧 팀 순위를 6위까지 끌어올렸다. 10승 11패, 5할 승률에도 1승 만을 남겨두고 있다. 공동 4위 그룹을 형성하는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와 게임차는 반 경기에 불과하다.
노시환은 "마음을 편하게 먹으니 선수들도 조금씩 조금씩 올라온다. 작년에는 개막하고 8연승 찍고 위에서 쭉 내려왔다. 올해는 밑에서 시작을 한다. 편한 마음으로 위를 바라보며 좋은 성적을 노려보겠다"라고 했다.
또한 노시환은 "아직은 시즌 초반이다. 장기 레이스는 여름이 중요하다. 오늘 보여준 경기력이 실력이라 생각하고, 또 우리 팀도 탄탄한 팀이라 생각하며 경기하다 보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16승 3패 압도적인 페이스로 1위를 달리고 있는 LG 트윈스를 제외하면 2위 KT 위즈부터 10위 키움 히어로즈까지는 4.5경기 차로 촘촘하게 붙어 있다. 2018년 이후 가을야구를 가지 못한 한화는 험난한 순위 싸움에서 이겨 가을에는 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노시환은 데뷔 후 단 한 번도 가을야구 무대를 밟은 적이 없다.
그는 "우리도 순위 싸움을 해야 한다. 팀이 하위권에 있다 보니 늘 가을 야구에 대한 욕심이 컸다. 시즌 초반부터 순위권 싸움에 합류해 끝까지 좋은 싸움하겠다. 가을야구 갈 수 있도록 한 번 해보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인천 =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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