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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29, KT 위즈)가 원정팀 선수 자격으로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찾았다. 역시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헤이수스는 이날의 승자가 아니었다.
헤이수스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4⅔이닝 6피안타 8탈삼진 1사사구 3실점(비자책)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을 1.01로 낮췄다.
헤이수스가 친정 키움과 적으로 조우했다. 작년엔 이곳에서 홈팀 에이스 자격으로 맹활약했지만, 올 시즌은 KT 에이스 자격으로 방문했다. 9일 수원 NC 다이노스전 이후 무려 9일만의 등판. 좌측 내전근이 좋지 않아 충분히 쉬고 마운드에 올랐다.
사실 헤이수스는 3월10일 수원에서 열린 키움과의 홈 시범경기에 나섰다. 당시 헤이수스는 3이닝 2피안타 4탈삼진 2볼넷 2실점으로 잘 던졌다. 헤이수스도 키움도 서로 너무 잘 아는 사이. 시범경기는 참고 자료. 그렇다면 이 경기는 누가 유리할까. 키움 홍원기 감독은 결국 당일 컨디션이 중요하다고 했고, KT 이강철 감독은 “잘 모르겠다”라고 했다.
헤이수스는 150km대 초반의 포심을 뿌리는 구위형 좌완이다. 작년엔 투심을 적절히 섞었으나 올 시즌에는 포심 비중이 높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은 비슷한 비율로 구사한다. 이날도 그랬다. 단순하지만, 역시 공에 힘이 있었다.
1회 시작하자마자 야시엘 푸이그에게 빗맞은 뜬공을 유도했으나 중견수 최성민이 포구 실책을 범했다. 송성문에게 내야안타를 맞았고 임지열에게 2타점 좌중간 적시타를 맞았다. 장재영에겐 체인지업을 던지다 1타점 중전적시타를 내줬다.
여기서 눈에 띄는 건 키움 주자들의 움직임. 헤이수스는 좌완이지만 퀵모션은 빠른 편이 아니다. 헤이수스를 잘 아는 키움은 과감하게 뛰었다. 3득점 과정에서 송성문과 임지열이 과감하게 움직였다. 그러자 헤이수스는 2회부터 주자들의 움직임을 신경 썼다. 투구판에서 계속 발을 빼며 시간을 벌었다.
2회 오선진, 푸이그, 루벤 카디네스를 잇따라 삼진 처리했다. 카디네스에게 몸쪽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한 게 백미였다. 우타자에게 결정구로 삼을 수 있을 정도로 커맨드에 자신감이 있었다.
3회에도 1사 2,3루 위기서 장재영과 김건희를 잇따라 152km 포심으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하이패스트볼을 적극 활용했다. 4회에는 단 6개의 공으로 아웃카운트 3개를 잡는 묘기를 선보였다. 그러나 5회 1사 후 송성문을 상대하면서 분위기가 묘했다. 갑자기 볼이 늘어나더니 볼넷.
이때 KT 벤치가 마운드에 올랐다. 여기서 헤이수스는 내전근에 다시 타이트함을 느꼈다. 이때 경기를 중계한 SBS스포츠 최원호 해설위원은 상체 위주, 변화구 위주의 승부를 할 것이라는 예상이 맞아떨어졌다. 실제 헤이수스는 김동헌을 체인지업 위주의 투구로 중견수 뜬공을 유도했다.
5회 2사. 그러나 5회를 마무리하기 어려웠다. 이강철 감독은 임지열 타석에서 원상현을 올렸다. 4⅔이닝 6피안타 8탈삼진 1사사구 3실점(비자책). 투구내용은 좋았으나 헤이수스는 웃을 수 없었다. KT 관계자는 헤이수스를 보호차원에서 교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상이 발현됐으나 큰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헤이수스는 작년 키움 시절에도 내전근이 종종 좋지 않았다. KT로선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
고척=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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