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삼성 라이온즈 좌완 이승현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구위로 타자를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이승현은 1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5이닝 9피안타(2피홈런) 무사사구 5탈삼진 7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벌써 승리 없이 3패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달 26일 NC 다이노스전 3⅔이닝 5실점 패배를 당했다. 4월 5일 한화 이글스전 5이닝 1실점(비자책)을 적어냈지만 타선이 터지지 않아 노디시전에 그쳤다. 11일 KT 위즈전 5이닝 3실점 패배에 이어 다시 패전의 멍에를 썼다.
앞선 3경기는 사사구가 화근이 됐다. 3경기 13⅔이닝 동안 볼넷 10개, 몸에 맞는 공 1개를 허용했다. 9이닝당 볼넷 비율(BB/9)로 환산하면 6.6개가 된다. 이날은 시즌 첫 무사사구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가장 많은 피안타는 물론, 첫 피홈런까지 내줬다.
시작은 깔끔했다. 이승현은 1회 1루수 뜬공-좌익수 뜬공-헛스윙 삼진, 2회 유격수 땅볼-3루수 땅볼-헛스윙 삼진으로 연속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3회 2사 이후 정보근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황성빈을 루킹 삼진으로 처리했다.
불운이 겹쳐 첫 실점을 내줬다. 4회 선두타자 고승민에게 1-2 카운트에서 빠지는 슬라이더를 던졌다. 고승민은 방망이를 던지며 억지로 공을 맞혔다. 그런데 빗맞은 타구가 중견수-유격수-2루수가 잡을 수 없는 위치에 떨어졌다. 전준우가 친 타구도 한참을 휘어져 나가다 우측 파울 라인 바로 앞에 떨어졌다. 1루 주자 고승민은 득점, 전준우는 2루까지 들어갔다.
이후 홈런을 허용했다. 빅터 레예스를 2루수 직선타, 정훈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2아웃을 잡았다. 나승엽에게 던진 슬라이더가 높게 들어갔고, 나승엽이 이를 놓치지 않고 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이승현의 시즌 첫 피홈런. 김민성을 루킹 삼진으로 잡고 4회를 마쳤다.
불붙은 롯데 타선을 막지 못했다. 5회 선두타자 전민재에게 안타를 맞았다. 정보근의 진루타로 전민재는 2루에 들어갔다. 황성빈에게 1타점 2루타, 고승민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전준우를 8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냈다. 레이예스에게 던진 슬라이더가 몸쪽 높게 몰렸고, 쐐기 투런 홈런을 맞았다. 정훈에게 다시 안타를 맞았지만, 나승엽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길었던 5회를 마쳤다. 6회부터 임창민이 마운드에 오르며 이승현은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구위가 롯데 방망이를 이겨내지 못했다. 이날 롯데 타선은 이승현에게 41번 방망이를 냈다. 그중 헛스윙은 5번에 불과했다. 직구 상대로는 17번 스윙했는데, 헛스윙은 단 1회였다. 주무기인 슬라이더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21번 스윙 중 헛스윙은 3회다.
이날 피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2024시즌 이승현의 9이닝당 탈삼진 비율(K/9)은 7.0개였다. 올해는 5.3개로 떨어졌다. 10이닝을 넘긴 선발 투수 46명 중 4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반면 볼넷 비율은 3.8개에서 4.8개가 됐다. 삼진은 줄고 볼넷이 늘었으니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없다.
지난 시즌 선발로 전향한 이승현은 17경기 6승 4패 평균자책점 4.23을 기록했다. 전반기에만 13경기 6승 3패 평균자책점 3.28로 펄펄 날았다. 후반기는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4경기 무승 1패 평균자책점 7.71로 흔들렸다. 비시즌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야구 전문 프로그램 시설인 CSP(Cressey Sports Performance)에서 단기 유학을 다녀왔다. 구단의 지원이 없었다면 사비를 들여서 다녀오려고 했을 정도. 비시즌 동안 구슬땀을 흘렸지만 정규시즌에서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승현은 삼성 선발 로테이션의 마지막 퍼즐이다. 다음 등판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일까.
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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