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명장의 한 마디가 힘이 됐던 걸까. 드디어 엄상백이 웃었다.
한화 이글스 투수 엄상백은 지난 1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엄상백은 5이닝 7피안타 3탈삼진 2사사구 4실점을 기록했으나 팀 타선의 힘을 받은 덕분에 승리 투수가 되었다.
엄상백은 1회 2사 이후에 손아섭과 오영수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2사 1, 3루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권희동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은 하지 않았다. 팀 타선은 1회부터 5점, 2회에도 1점을 가져오며 엄상백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2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했지만, 3회 실점이 나왔다. 1사 이후에 박민우를 몸에 맞는 볼, 김주원에게 안타를 맞으며 1사 1, 3루가 되었다. 손아섭의 안타 때 홈을 밟으며 첫 실점을 허용했다.
4회를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5회가 위기였다. 선두타자 김형준에게 볼넷, 처재환에게 안타를 맞은 데 이어 박민우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이후 김주원을 삼진으로 돌렸지만, 손아섭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아 강판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한화 벤치는 엄상백을 믿었다. 엄상백은 오영수를 투수 땅볼, 권희동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6회부터 올라온 투수들이 무실점으로 막았고, 타선은 6회에 또 한 번 빅이닝을 만들면서 한화는 12-4 승리를 거뒀다. 엄상백은 한화 이적 후에 첫 승을 거뒀다.
엄상백이 선발승을 거둠에 따라 한화는 18년 만에 대기록을 작성했다. 바로 5경기 연속 선발승 기록. 한화는 13일 대전 키움 히어로즈전 문동주를 시작으로 15~17일 인천 SSG전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 류현진이 승리를 챙겼다. 여기에 엄상백까지. 각기 다른 선발 투수로 선발 5연승을 챙긴 건 지난 2007년 5월 2~3일 대구(시민구장) 삼성 라이온즈전 문동환, 세드릭 바워스, 4~6일 대전(구) KIA 타이거즈전 정민철, 류현진, 최영필 이후 18년 만에 이룬 기록이다.
엄상백은 지난 시즌이 끝난 후 4년 최대 총액 78억을 받는 조건으로 KT 위즈를 떠나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폰세, 와이스, 류현진의 뒤를 이어 4선발로 낙점받았지만 성적은 좋지 않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세 경기에 나섰는데 3경기 모두 패했다. 3월 26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한화 데뷔전을 치렀는데 4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5탈삼진 2실점, 로테이션을 한 번 거르고 11일의 휴식 후 나선 4월 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3이닝 5피안타 3사사구 3탈삼진 3실점, 4월 12일 대전 키움 히어로즈전 3이닝 5피안타 3사사구 4탈삼진 3실점으로 부진했다.
3경기(10⅔이닝) 3패 평균자책 6.75. 이닝당 출루 허용률이 2.25며, 피안타율도 0.364로 높았다. 단 한 번도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지난 17일 SSG와 경기를 앞두고 김경문 한화 감독은 엄상백에게 힘을 실어줬다. 김 감독은 "FA 선수들은 다른 선수들보다 스트레스가 있다. 그동안 팀이 너무 어려웠다"라며 "팀에 도움이 되려고 많이 노력한 친구다. 조금 더 편안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전달했다"라고 힘을 더했는데, 4경기 만에 웃게 됐다.
엄상백의 승리 기쁨도 기쁨이지만, 한화는 파죽의 5연승과 함께 순위를 3위까지 끌어올렸다.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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