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안타 쳐라? 수비 열심히 해라?”
KIA 타이거즈 ‘스피드 루키’ 박재현(19)이 개막엔트리에 포함된 뒤 계속 1군에 잘 붙어있다. 1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서는 8회말에 대수비로 투입돼 9회에 한 타석을 소화했다. 올 시즌 19경기서 21타수 3안타 타율 0.143 4득점 3도루 OPS 0.372.
박재현은 시범경기서 꽤 정확한 타격에 김도영급 스피드를 인정받아 개막엔트리에 전격 입성했다. 고교 시절 내, 외야를 병행하느라 외야수비가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마무리훈련과 2군 스프링캠프를 거치면서 급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수주 겸장 외야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다.
KIA 외야는 장기적으로 리빌딩이 필요하다. 유일한 20대 주전 최원준(29)이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나성범은 30대 후반, 이우성도 30대 초반이다. 햄스트링 부상 후 아직 1군에 복귀하지 못한 또 다른 주전급 백업 이창진도 30대 중반이다. 올해 1군에 역시 중용되지 못한 고종욱과 김호령 역시 30대다.
한 마디로 KIA 외야 주요백업 멤버 가운데 20대 초반의 젊은 피는 박재현과 박정우(27)가 ‘유이’하다. 박정우가 잠시 2군에 내려갔으나 이범호 감독은 박정우와 박재현을 향후 주전급으로 생각하고 밀어주고 있다.
그렇다면 박재현이 올해 1군에서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함께하면서 뭘 얻어가야 할까. 이범호 감독은 지금 박재현이 찍어내는 각종 스탯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굳이 딱 하나 원하는 게 있다면 대주자로서 90% 이상의 도루 성공률이다. 실제 그럴 잠재력이 있는 선수다.
그러나 그건 KIA가 원하는 롤이고, 박재현이 궁극적으로 공수주 완성형 외야수가 되려면 신인 시절인 지금 좋은 야구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 이범호 감독은 지난 17일 광주 KT 위즈전을 앞두고 “재현이를 엔트리에 넣어놓는 이유는 ‘안타 쳐라, 나가서 수비 열심히 해라’가 아니다. 한번 중요한 상황에 대주자로 나가서 도루하도 하면서 1군 경기에 자꾸 나갈 수 있게 만들어주기 위해서다. 1점 빼야 하는 상황에 넣으면서 경험을 쌓게 하고 있다”라고 했다.
당장 대주자와 대수비에 방점이 찍히지만, 이범호 감독은 박재현이 틈틈이 타격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타가 중요한 게 아니다. 스윙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프로야구 20년을 어떻게 보낼지 결정된다. 좋은 스윙을 만들기 위해 어떤 연습이 필요한지 얘기해줬다”라고 했다.
박재현은 지금도 컨택 능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아마추어 수준이었다. 프로에서 더 좋은 타격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범호 감독은 “코칭스태프가 많은 얘기를 해주지만, 감독이 신인에게 얘기해주면서 가질 수 있는 자신감도 있다. 그래야 팀에 미래가 보인다. 어린 선수지만, 지금부터 좋은 스윙을 만들어서 좋은 선수가 돼야 한다”라고 했다.
박재현이 매우 소중한 루키시즌을 보내고 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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