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이정원 기자] "지기 싫었어요."
SSG 랜더스의 투수 기대주로 큰 기대를 모았던 오원석, 매송중-야탑고 출신으로 2020 1차지명으로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2년차인 2021시즌 32경기 7승 6패 2홀드 평균자책 5.89를 시작으로 선발로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2022시즌에는 31경기 6승 8패 평균자책 4.50과 함께 11월 4일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 3차전 5⅔이닝 5피안타 2사사구 7탈삼진 1실점 호투로 팀의 우승에 기여했다. 2023시즌에는 개인 한 시즌 최다 8승을 챙겼다.
그러나 늘 제구 불안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단 한 번도 10승을 챙긴 적도 없었고, 3점대 평균자책을 기록한 적도 없었다. 2024시즌 6승 9패 1홀드 평균자책 5.03으로 부진했다.
김광현의 후계자로 성장하길 바랐고, 김광현 역시 "이제는 원석이가 팀을 이끌어야 한다. 분발해야 한다. 매일 장난으로 '왕관이 무겁다. 이제 좀 받아달라'라고 했다. 왕관의 무게와 부담감을 느끼며 성장해야 한다"라고 했는데 왕관을 물려받지 못했다.
2024시즌이 끝난 후 오원석의 야구 인생에 변화가 생긴다. 바로 KT 위즈로 트레이드된 것. 김민과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129경기에 나서 27승 34패 3홀드 평균자책 5.13의 기록을 남기고 떠나게 됐다.
어쩌면 KT 이적이 오원석에게는 새로운 전환점이었다. 22일 경기 전까지 4경기(21⅓이닝) 2승 1패 평균자책 3.38로 호투했다. 두 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
그리고 22일, 자신이 성장하고 꿈을 키울 수 있게 만들어준 SSG를 상대했다. 상대 선발은 우상으로 삼았던 김광현.
경기 전 옛 스승 이숭용 SSG 감독은 "원석이는 아시다시피 긁히는 날은 어느 누구도 치기 어렵다. 우리가 잘해야 한다. 원석이도 최선을 다해서 던질 것이고, 우리도 최선을 다해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할 것이다"라고 했다.
경기 시작 전까지 비가 내리면서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었지만, 오원석은 우상과 친정팀 앞에서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6이닝 4피안타 2사사구 8탈삼진 2실점. 세 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을 세웠다. 특히 1회 1아웃부터 5회 2아웃까지 13타자 연속 범타 처리에 성공했다.
김광현이 5⅔이닝 10피안타 4사사구 5탈삼진 5실점(4자책)으로 부진하면서 판정승을 거뒀고, 팀도 9-3 완승을 거둬 시즌 3승을 가져왔다.
경기 후 만난 오원석은 "경기 전에 비가 왔다. 취소가 되냐 마냐 이야기가 많았는데, 그래도 할 것 같은 느낌이 있어 긴장을 풀지 않고 있었다"라며 "이렇게 빨리 만나게 될 줄 몰랐다. 만나니까 지기 싫었고, 이기고 싶었다. 이겨서 좋다"라고 미소 지었다.
오원석이 SSG 타자들을 잘 아는 것처럼, SSG 타자들도 오원석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이날 승리를 가져온 건 오원석이다.
오원석은 "따로 준비한 건 없다. 최근 등판할 때 느낌이 좋아서 그 느낌을 이어가려고 했다. 또한 (장)성우 선배님이 투수 리드를 잘해주신다. 성우 선배님 믿고 던졌다"라고 말했다.
오원석이 6회초를 마쳤을 때 스코어는 2-2. 만약 6회말에 타자들이 점수를 가져오지 못했다면 오원석의 승리는 없었다. KT는 6회에 김민혁과 허경민의 적시타에 힘입어 3점을 챙겼다.
오원석은 "이겨서 좋다. 팀이 점수도 많이 내주고, 뒤에 나온 투수들도 잘 막아줬다. 너무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승리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라며 "민혁이 형이 안타를 쳤을 때 너무 좋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라고 미소 지었다.
이어 "다들 너무 많은 도움을 준다. 나도 힘을 받아서 더욱 열심히 준비하게 된다. 그래서 경기력도 좋아진다. 다음 경기도 똑같이 준비하겠다. 친정 팀을 상대로 이긴 건 너무 좋다"라고 웃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수원 =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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