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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기대타율 0.339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전체 상위 3% 랭크
오타니, 저지에 안 밀린다... 헛스윙 비율, 삼진율 등 교타자로서는 최고의 지표 보여줘
[마이데일리 = 진병권 인턴기자] KBO 역대 최고의 컨택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받은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메이저리그(MLB)는 애런 저지(32·뉴욕 양키스)와 오타니 쇼헤이(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양분하고 있다. 지난 4시즌 간 오타니는 MVP 3회를 수상했고, 저지는 2회를 수상했다. 또한 지난 시즌 양대 리그 OPS 1위는 오타니와 저지의 차지였다. 타자로서는 저지가 더 뛰어나다는 평가가 있지만, 두 선수는 계속해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타격에 있어서는 누구보다도 꿀리지 않는 두 선수다.
현역 최고의 두 타자답게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서번트'에서 보여주는 두 선수의 타격 지표는 대부분이 메이저리그 최상위권이다. 그래프의 색이 붉을수록 좋은 타격 지표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프 끝 원에 있는 숫자는 백분위를 의미한다. 수치가 97이라면, 메이저리그 상위 3%의 지표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지와 오타니의 타격 지표는 놀랍도록 비슷하다. 타구 속도와 발사각 등을 종합하여 타구의 질을 바탕으로 산출된 xwOBA(기대 가중 출루율), xBA(기대 타율), xSLG(기대 장타율)이 모두 리그 최상위권에 해당한다. Avg Exit Velocity(타구 속도)도 최상위권이다. 일반적으로 타구속도가 높을수록 안타가 될 확률이 높다. 또한 '배럴타구'로 불리는 질 좋은 타구를 칠 확률과 배트 스피드도 리그 최상위권에 속한다.
다만 장타율이 0.7에 육박하는 홈런 타자들이다 보니 아무래도 Whiff%(헛스윙 비율)는 메이저리그 하위권이다. 그러나 이들의 선구안이 나쁜 것은 아니다. 스트라이크 존 바깥의 공을 스윙할 확률인 Chase%는 저지가 메이저리그 상위 9%,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상위 36%에 해당한다. BB%(볼넷을 얻을 확률)도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상위 18%, 저지는 상위 11%를 기록 중이다. 전형적인 홈런 타자들의 타격 지표다. 두 선수 모두 뛰어난 선구안을 가졌고, 대부분의 타격 지표에서 최상위권을 기록 중이다. 과연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다운 지표다.
메이저리그에서 두 번째로 맞이한 시즌을 커리어 하이로 보내고 있는 이정후의 지표는 이들에 비해 아쉽다. 그러나 이정후는 이들과 달리 컨택에 초점을 두고 있는 '교타자'다. KBO에서도 역대 최고의 컨택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았지만, 장타 능력은 평균을 상회하는 정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당연히 지표도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정후는 전형적인 교타자다운 지표를 보유하고 있다. xBA(기대 타율)는 0.339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상위 3%에 해당한다. 메이저리그 전체 8위다. 오타니, 저지에 비해 타구 속도, 배럴 타구와 하드 히트 비율, 배트 스피드는 떨어진다. 그러나 이정후의 스위트 스팟 비율은 43.8%다. 메이저리그 상위 9%다. 스위트 스팟 비율은 타구 발사 각도가 8~32도에서 형성된 타구를 만들어낸 비율을 의미한다. 2025시즌 기준 타구 발사 각도 8~32도에서 형성된 타구는 장타율이 1.030에 달한다. 그만큼 양질의 타구를 많이 만들어냈다는 의미다.
KBO에서 보여줬던 뛰어난 컨택 능력을 메이저리그에서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Whiff%(헛스윙 비율)가 단 14.1%로, 메이저리그 상위 5%에 해당한다. 삼진도 쉽게 당하지 않는다. K%(삼진율)는 13.8%로 메이저리그 상위 13%다. 이정후의 지표는 최근 3시즌 연속 타격왕을 수상한 루이스 아라에즈의 지표와 비슷하다. 아라에즈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교타자 중 하나로 거론된다.
이정후는 지난 시즌의 부진을 딛고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여러 지표를 살펴봤을 때, 이정후의 활약은 '운'에 기반한 성적이 아니다. 질 좋은 타구를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있다. 이번 시즌 기록 중인 BABIP(인플레이 타구 비율)을 봐도 알 수 있다. BABIP은 타자마다 고유한 수치를 가지는데, 통산 BABIP보다 지나치게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면 운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정후의 이번 시즌 BABIP은 0.357로 KBO 통산 0.355와 거의 동일하다.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라고 불린다. 그만큼 데이터 분석이 다른 스포츠보다 발달되어있다. 메이저리그에 데뷔하자마자 리그를 폭격하던 선수들도 분석이 끝나면 부진을 면치 못하곤 한다. 이정후도 예외는 아니다.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데이터가 쌓여 약점을 공략당할 가능성이 있다. 체력 문제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이정후는 KBO에서 7시즌을 보냈고, 어느덧 프로 9년 차인 베테랑이다. 쉽게 무너질 선수가 아니다.
진병권 기자 jnbnggw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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