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박로사 기자] 바이러스와 사랑을 엮어 엉뚱하고 독특하다. 무해한 매력은 있지만, 큰 특색은 없다. 흥미진진하게 시작했지만 아쉽게 마무리 되어버린 영화 '바이러스'(감독/각본 강이관) 이야기다.
'바이러스'는 연애 세포가 소멸하기 직전인 번역가 택선(배두나)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동생의 닦달에 강제로 나간 소개팅에서 만나게 된 건 톡소 바이러스 연구원 수필(손석구). 수필은 택선의 동생과 작당모의해 집까지 찾아오고, 택선에게 다짜고짜 청혼까지 해버린다.
다음날, 택선은 이유 모를 기분 좋음에 휩싸인다. 검은색 옷이 대신 화려한 원피스가 끌리고 괜스레 웃음도 난다. 이때 소개팅남 수필에게 걸려 온 전화 한 통. 그는 "이균 박사를 찾아가"라는 말만 남기고 사라져 버리는데. 그렇게 택선은 이균(김윤석) 박사를 만나 '톡소 바이러스'를 치료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영화는 바이러스를 소재로 한다. 일명 '톡소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면 사랑에 빠져버린다는 설정이다. "상업영화의 흐름에 따르지 않은 독특한 시나리오"라는 김윤석의 말처럼 독특한 소재와 배우들의 호연이 극초반 몰입도를 높인다. 수필이 톡소 바이러스의 최초 감염자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뒷부분에 대한 궁금증이 자연스레 솟아난다.
엉뚱한 발상은 좋았으나, 배두나와 김윤석의 로맨스는 다소 뜬금없게 느껴질 수 있다. 두 배우 모두 훌륭한 연기를 펼치지만, 안 어울린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그럼에도 배두나는 바이러스 감염 후 180도 달라진 사랑스러운 택선을, 김윤석은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균을 개성 넘치게 그려낸다.
특히 손석구가 '바이러스' 속 감초로 활약한다. 연구에 빠져 연애는 뒷전인 모태솔로의 면모를 실감 나게 그려내는데, 특별출연임에도 주연 못지않은 존재감을 드러낸다. 지금껏 보지 못한 새 얼굴의 손석구를 만나볼 수 있다.
'바이러스'는 2019년 7월 촬영을 시작해 10월 마무리됐으나, 약 6년이 흐른 지금에야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촬영을 마치자마자 코로나19가 터진 탓에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기 때문. 다행인 것은 6년 전 촬영된 티가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스펙타클한 재미는 없지만, 개성 가득한 영화가 필요하다면 추천한다.
박로사 기자 teraros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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