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132세이브. 타이거즈의 역사가 바뀐다.
KIA 타이거즈 클로저 정해영(24)의 15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 세이브(1⅓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는 뜻깊었다. 시즌 11세이브였고, 1점차를 지킨 터프 세이브였다. 그리고 4OUT 세이브이기도 했다. 박영현(KT 위즈)과 함께 이 부문 리그 공동 2위가 됐다. 1위 김서현(한화 이글스, 12세이브)에게 1개 차로 추격했다.
무엇보다 타이거즈 통산 최다 세이브 공동 1위가 됐다는 게 가장 큰 의미가 있다. 이 세이브는 2021년부터 마무리로 롱런 중인 정해영의 통산 132세이브였다. 선동열 전 감독의 132세이브와 타이를 이뤘다. 이제 정해영의 세이브는 은퇴하는 그날까지 타이거즈의 새 역사다. 정해영은 겨우 24세다. 훗날 FA 등으로 이적하거나, 해외에 진출하는 변수가 없다면 은퇴할 때까지 타이거즈 통산 최다 세이브 부문에서 독보적 1위로 거듭날 전망이다.
리그 전체를 놓고 보자. 정해영과 선동열 전 감독의 132세이브는 공동 15위다. 그런데 현역투수들 중에선 통산 1위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427세이브), 김재윤(삼성, 185세이브), 이용찬(NC, 173세이브), 김원중(롯데, 142세이브)에 이어 5위다. 6위 임창민(삼성, 123세이브)이 정해영을 바짝 쫓는 형국이다.
정해영은 140km대 후반에서 150km대 초반의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포크볼을 보유했다. 현재 김서현이나 박영현처럼 미친 스터프를 가진 건 아니다. 그러나 정해영에겐 경험과 노하우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다. 2021년부터 5년째 마무리로 롱런하고 있다.
아슬아슬한 시기도 있었고, 잔부상으로 고생한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5년 전에도 지금도 KIA 마무리는 정해영이다. 보통 불펜투수는 3년 이상 롱런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보직 특성상 컨디션 관리가 가장 어렵기 때문이다. 퍼지거나, 아프거나, 기량 저하가 오는 등 안 좋은 변수를 안고 가야 한다. 그러나 정해영은 건강하게 타이거즈 9시 야구의 마지막을 책임지고 있다. 올 시즌 KIA 셋업맨들이 다소 불안하지만, 정해영까지 가면 단단하다.
5년 롱런의 힘으로, KBO 현역투수들 중 최다 세이브 5위를 달린다. 그런데 정해영이 앞으로 아프지 않고 꾸준히 활약하면 통산 세이브 1위 오승환의 427세이브를 추월하는 건 몰라도 현역 통산 세이브 1위는 충분히 도전해볼 만하다. 꿈이 아니다.
왜냐하면 정해영 앞에 있는 오승환, 김재윤, 이용찬, 정해영을 바짝 추격하는 임창민이 전부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이기 때문이다. 뛸 날보다 은퇴할 날이 가까워온다. 오승환은 레전드지만, 엄연히 현재 마무리투수가 아니다. 김재윤도 올 시즌 부진으로 중간계투로 보직을 변경했다. 이용찬은 마무리로 부적격 판정을 받고 선발 복귀를 준비했으나 중간계투로 뛰기로 한 상태다.
몇 년 뒤 이들이 은퇴하면 현역 통산 세이브 1위는 자연스럽게 정해영이 차지할 전망이다. 변수는 몇 가지 있다. 현재 정해영보다 10개의 세이브를 더 따낸 김원중의 경우 32세로 여전히 전성기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정해영보다 8살 많아 통산 세이브 경쟁에선 정해영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너리그에서 고전 중인 고우석도 지켜봐야 한다. 고우석은 139세이브를 챙기고 미국에 나간 상태다. 올 시즌을 끝으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맺은 계약이 종료된다. 고우석이 내년에 LG 트윈스에 복귀한다면, 정해영과 불꽃 레이스를 기대해볼 만하다. 고우석은 26세로 정해영보다 단 2살 많다.
진짜 중요한 변수는 정해영의 군 복무다. 정해영은 아직 병역 미필이다. 2026 나고야-아이치아시안게임이나 2028 LA 올림픽 대표팀에 뽑혀 병역특례 대상자가 되지 못하면 언젠가 공백기를 갖고 군 복무를 해야 한다. 물론 군 복무 공백기를 거쳐도 정해영의 세이브 역사 창조 가능성은 매우 크다. 나이와 경험이 무기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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