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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예뻤을 때', 왜 꼭 형수를 사랑해야만 했나 [이승록의 나침반]
20-10-16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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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금기된 사랑에도, 보편성은 있어야 한다.

그러나 MBC '내가 가장 예뻤을 때'에는 금기만 있었다. 그러니 공감이 없었다.

드라마는 서환(지수), 서진(하석진), 오예지(임수향)가 사랑의 금기를 어떻게 어기고 있는지에만 치중했다. 그들이 대체 왜 금기된 사랑에 뛰어들어야만 했는지 설득하지 못했다.

서환은 학생 시절 자신의 선생님이자 훗날 형수가 된 여자를 사랑한 남자였다. 학생 때의 감정은 풋사랑으로 치부할 수 있겠으나, 형수가 된 뒤에도 형수에게 그 감정을 떨치지 않고 드러내는 서환의 행동은 집착스러웠다. 서환의 고집스러운 사랑에 운명적인 동기(動機)를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환의 사랑을 마냥 지고지순하고 애처롭게 바라볼 수 없었던 건, 형수를 계속 사랑할 수밖에 없던 필연적 동기의 부재 탓이었다.


서진은 동생이 그 여자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도 기어코 자신의 여자로 만든 남자였다. 서진의 감정에 보편성이 결여된 건 매한가지였다. 굳이 동생을 등지면서까지 여자를 가로채야 할 만큼 서진이 동생을 증오한 것도 아니었다. 더구나 서진이 여자에게 처음 품은 감정은 사랑보다 동정에 가까웠다. 오히려 동생에게 상처를 주면서까지 여자를 빼앗은 서진의 행동은 그를 반사회적 인물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오예지의 사랑은 주체적이지 못했다. 서환, 서진 형제가 동시에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도 오예지의 행동은 애매모호하게 그려졌다. 서진에게 마음의 방향을 굳힌 계기는 모호했고, 시동생이 된 서환을 대하는 태도는 마치 여지를 주는 것처럼 애매했다. 이 까닭에 두 형제가 치열한 감정의 격랑을 일으키는 동안 오예지는 그저 파도에 이리저리 떠다니는 여자처럼 보였을 뿐이다.


'금기된 사랑'은 드라마, 영화를 막론하고 과거부터 매력적인 문학의 주제였다. '금기'라는 엄격한 사회적 규칙으로 '사랑'이라는 지극히 본능적인 개인의 감정을 제한한 탓에 '금기된 사랑'이 주는 은밀함과 달콤함이 자극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학 속 '금기된 사랑'에 '그래, 나라도 저럴 수 있지' 하는 최소한의 보편성이 확보되지 못하면, 그 '금기된 사랑'은 그저 보기 불편한 욕망으로 외면 받고 만다.

마지막 장면에서 서환은 "사랑의 시작은 신이 내리고, 이별은 사람이 하는 거라지만, 그 시작이 내 뜻이 아니었기에 이 사랑을 어떻게 끝내야 하는지 나는 알지 못합니다"라고 읊조린다.

드라마가 다 끝나고 보니, '내가 가장 예뻤을 때'란 세계를 창조한 신이었던 드라마 작가가 그들에게 결국 그토록 허무하게 마무리될 금기된 사랑을 내려야만 했던 이유를 나 역시 여전히 알지 못하겠다.

[사진 = MBC 제공, MBC 방송 화면]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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