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현경섭 인턴기자] 11일 밤 나이지리아와의 축구 A매치를 보면서 축구팬들은 두명의 '재림'을 보았다. 윤빛가람(23,경남FC)과 최효진(27,FC서울). 많이 본 듯한 둘은 각각 '박지성(29,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재림'이자 '차두리(30,셀틱)의 부활'이다.
11일 밤 수원월드컵경기장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친선경기서 윤빛가람은 전반 16분 골을 넣으면서 '조광래호' 첫 승선의 화려한 신고식을 했다. 오른쪽 공격라인서 최효진의 드로잉을 받은 윤빛가람은 페널티 지역서 이를 받아, 나이지리아 수비수 한명을 제친 후 오른 발로 강하게 공을 때려 상대 골키퍼의 손에 맞고 그대로 그물 상당에 골을 꽂아 넣었다.
'조광래호'의 첫 골이자, 윤빛가람 A매치 첫 골이기도 한 이 선제골인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포르투갈전서의 박지성의 그것과 너무도 닮았다. 당시 박지성은 이영표의 크로스를 가슴으로 트래핑, 포르투갈 미드필더 콘세이상을 오른발 페인트로 제치고 왼발로 강하게 차 넣어 골키퍼 바이야의 가랑이 사이로 골을 집어 넣었다. 골을 넣고 히딩크에 달려가 안기는 이 두고두고 보고싶은 명장면으로 박지성은 지금의 대표팀 주장이자 세계 최고 구단인 맨체스터유나이티드까지 가게 됐다.
같은 상대 골문 오른쪽에서, 또 왼발과 오른발만 바뀐 이 유사한 천재적 슛으로 9살차의 이 신구스타는 화려한 스타탄생을 알린 셈이다. 더욱이 이 골 이후로 일반팬에 무명에 가까웠던 박지성은 세계적인 선수가 됐고, 윤빛가람도 박지성과 닮은 이 골로 이제 한국대표팀 주전에 안착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둘은 또 잘 알려진, 그리고 이제부터도 '히딩크의 아이들', '조광래의 아이들'이다.
최효진의 축구스타일도 누구 닮았다. 삭발에 가까운 짧은 머리와 외모는 차두리 조원희와 비슷하고, 볼을 차고 달리는 모습도 대표팀 선배들과 거의 같다. 최효진은 이날 전반 44분 박지성이 페널티에어리어서 밀어주는 맨유 수준의 컴퓨터 패스를 받아 그대로 왼발로 밀어넣어 추가솔을 터트렸다.
이날 오른쪽 수비골라인 공격골라인의 끝에서 끝까지 가장 열심이 뛴 선수이기도 한 최효진은 뛰는 스타일과 강인한 체력이 차두리, 그리고 조원희(27,수원삼성)를 닮았다. 여기다 금상첨화 이전 대표팀 오범석(26,울산현대)의 공격본능까지 갖춰, 윤빛가람에게 '골'을 던져주더니, 기어코 자신도 박지성의 공을 받아 골을 기록했다.
가장 기뻐했던 건 본인 보다 조광래 감독이었던 것은 불문가지. 나이지리아전서 이긴후 조광래 감독은 윤빛가람에 대해 "학연 지연 얘기 나올까봐 고민했다"면서도 "결코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한 것 같다"고 흐뭇해했다. 최효진에 대해서도 "측면자원으로 상대팀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선수"라고 믿음직해했다.
[사진 = 윤빛가람-박지성(위 사진), 최효진-차두리]
마이데일리 pres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