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인생의 아름다워' 동성애 소재화가 갖는 의미와 파장?
여전히 부정적이고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다. 하지만 새롭게 인식하는 사람도 생겼다. 그리고 동조하지는 않지만 이해하는 사람도 늘었다. 바로 SBS 주말극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묘사되는 동성애 커플에 대한 반응이다.
어떤 사람과 단체는 종교적인 이유로 동성애를 다룬 ‘인생은 아름다워’방송 중단을 여전히 주장하는가 하면 어떤 시청자는 동성애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하는 계기가 됐다고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분명 1996년 ‘송지나의 취재파일’에서 방송사상 최초로 레즈비언을 다룰 때나 1999년 특집극‘슬픈 유혹’에서 동성애를 전면에 내세웠을 때의 반감과 편견, 비난의 강도와 비교할 때 이해의 목소리가 훨씬 높다.
우리사회에선 여전히 동성애라는 것은 일종의 사회적 금기이고 도덕적 터부라고 할수 있다.“동성애자는 사회에서 유폐된 비가시적 인간이었으며 시공간적으로 맥락화한 경험에 기초를 둔 관계적 정체성의 여지는 거의 완벽하게 차단되어 있었다. 자신의 성정체성을 숨긴 상태에서 개인적인 접촉이 비밀스럽게 이뤄졌지만 공개적인 회집이나 표현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것은 사회적 폭력, 테러, 차별에 자신을 노출시키는 매우 바보스럽고 위험한 짓이었다. 심지어 동성애자들은 가족한테도 자신을 숨겨야했다. 사실 한국 같은 ‘가국체제’에서 국가로부터 배제는 사회에서의 일상적 차별과 가족관계로부터의 추방을 수반하는 것이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전규찬 교수의 날카로운 지적은 우리 사회의 동성애자에 대해 가해지는 유무형의 현실의 가혹함과 사람들에 대한 인식을 보여준 것이다.
현실과 대중인식뿐만 아니라 우리 대중매체 역시 동성애와 동성애자에 대해 편견과 부정적인 인식을 심화시키는데 일정 정도의 영향을 행사했다. 2004년 청소년보호법 시행령이 개정되기 이전까지 청소년유해매체물 심의 기준에선 ‘동성애’를 ‘변태적 성행위’로 간주했다. 이 부분이 성적소수자의 인권침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2004년 개정이 된 것은 우리의 대중매체와 우리사회가 동성애자들에 대해 부정적인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반증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당하게 동성애자를 안방 주말드라마에 끌어들인 것이 바로 ‘인생은 아름다워’다. 자신이 집필하는 드라마를 통해 사회적 이슈나 화두를 던지는 김수현 작가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동성애라는 우리 드라마에서 거의 볼 수 없는 소재를 전면에 배치했다.
‘인생은 아름다워’에선 의사 태섭(송창의)과 결혼한 뒤 아이를 낳고 살다 동성애라는 성적 정체성으로 이혼한 사진학과교수 경수(이상우), 동성애 커플을 중심으로 가족에게 마저 비난과 이해를 받지 못하는 우리 사회에서의 동성애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냄과 동시에 동성애를 당당한 사랑의 한 형태로 그려나가고 있다.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이나 반감, 편견이 매우 높은 가운데 김수현 작가는 동성애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계기를 확대하기위해 드라마적 장치를 활용하고 있다. 즉 극중 동성애 커플을 사회에서 선호하는 직업을 갖고 외모가 출중한 사람들로 상정했고 그리고 자식에게 무조건적인 가족애라는 휴머니즘으로 동성애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는 방식이다. 물론 이부분에 대해 현실과 동떨어진 부분이라고 비판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기막힌 드라마 장치는 동성애에 대해 거부감을 누그러뜨리고 동성애에 대해 새롭게 이해와 인식을 하게 하는 계기를 확대시키고 있다.
우리 사회는 알게 모르게 동성애자 등 성적소수자를 비롯한 혼혈아, 이주노동자 등 우리사회의 소수자에 대해 다수와 다르다는 이유로 편견과 거부감을 표하고 있다. 심지어는 인권침해적인 행태마저 서슴치 않고 있는 사람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다루는 동성애에 대한 묘사는 최소한 소수자의 다름에 대한 인정과 이해의 첫걸음이자 다수의 성적취향과 다르지만 동성애자도 인간으로서 사랑할 권리를 인정하자는 외침인 것이다.
['인생은 아름다워'은 동성애를 소재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SBS제공]
배국남 대중문화전문 기자 knba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