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지훈 기자] 2연패 뒤 3연승의 극적인 리버스 스윕으로 롯데를 제압한 두산 베어스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2010 CJ 마구마구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승부수를 꺼내 들었다. 음주운전 파문으로 정규시즌 말미와 준플레이오프에 결장했던 마무리 투수 이용찬(21)의 컴백이다.
지난해 세이브왕과 신인왕을 동시에 거머쥐고 올 시즌 역시 음주운전 파문 전까지 세이브 1위를 질주했던 이용찬의 가세로 당장 두산의 불펜은 롯데 자이언츠와의 준플레이오프보다 한 층 업그레이드됐다. 가장 커다란 혜택을 얻는 이는 준플레이오프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갔던 정재훈이다.
이용찬의 공백으로 두산 김경문 감독은 정재훈을 마무리로 낙점했으나 올 시즌 내내 이용찬을 뒤에 두고 셋업맨으로 한정적인 역할을 했던 정재훈에게 경기를 매조지하는 것까지 바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정재훈이 무너진다면 대안이 없기에 정재훈의 부담감은 엄청났다. 1차전 9회초에서 정재훈이 역전 1점홈런을 맞고 강판되자 뒤이어 마운드에 오른 임태훈과 김승회는 '불쇼'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용찬이 버티고 있다면 정재훈은 부담감을 덜고 올 시즌 내내 보여줬던 안정적인 셋업맨의 역할을 충실히 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숫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삼성의 불펜은 8개 구단 최강이다. 안지만-정현욱-권혁의 막강 '안정권' 트리오 외에도 권오준 정인욱 등 빼어난 구위를 자랑하는 셋업맨, 선발과 중간을 오갈 수 있는 배영수와 프란시스코 크루세타, 두산에 강점을 보인 이우선까지 옵션도 여럿이다. 따라서 두산 역시 불펜 싸움에 중점을 둘 수 밖에 없다. 준플레이오프에서 10명의 투수만 가동했던 두산은 이용찬의 가세로 삼성과 같은 11명의 투수진을 확충하면서 조금 더 여유로운 불펜을 운용하게 됐다.
또 하나의 연쇄효과는 선발진 구성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이다. 레스 왈론드가 왼손 셋업맨으로 맹활약함에 따라 김선우와 캘빈 히메네스의 뒤를 이을 3선발이 묘연해 졌는데 이용찬의 가세로 임태훈이 불펜이 아닌 선발에 전력할 수 있다면 기존의 홍상삼과 컨디션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마련되는 셈이다.
다만 이용찬의 경기감각이 얼마나 올라왔는지가 관건이다. 상당기간 공을 놓았던 이용찬은 5일 일본 교육리그에 참가해 실전 피칭으로 감각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용찬이 오를 마운드는 팀의 사활이 걸린 플레이오프의 절체절명의 순간이다. 떨어진 감각으로 그 엄청난 압박을 이겨낼 수 있을지는 철저하게 이용찬의 몫이다.
[사진 = 두산 이용찬]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