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윤빛가람(20.경남)이 무릎 부상이 재발한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대신해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했지만 노력에도 불구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 12일 오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일본전서 0-0으로 비겼다. 당초 조광래 한국 대표팀 감독은 박지성을 중앙에 투입해 새 전술을 시험하려 했지만 연습 도중 박지성이 무릎 통증을 호소해 윤빛가람이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됐다. 윤빛가람에게는 자신의 실력을 입증할 절호의 찬스이자 자연스레 박지성과 비교될 수 밖에 없는 부담스런 경기였다.
윤빛가람은 이날 경기서 신형민과 함께 중앙에서 전체적인 게임을 만들어갔다. 하지만 신형민을 비롯해 이들 뒤에 버티고 있던 조용형까지 세 명의 선수들은 원활한 패스를 주고 받지 못했고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느껴야 했다.
또한 윤빛가람은 엔도 야스히토와 하세베 마코토의 거친 몸싸움에 수차례 그라운드에 넘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박지성이 잉글랜드 진출 초반 유럽선수들에게 체격에서 밀려 고전하던 모습과 유사했다.
윤빛가람은 박주영이 공격 진영에서 고립되는 것에도 영향을 끼쳤다. 원톱으로 나선 박주영은 일본의 두 중앙수비수에 가로막혀 슈팅찬스를 잡지 못했는데 박주영 외에 중앙으로 파고드는 공격수가 없어 공격을 풀어가는 데 한계를 보인 것이다.
만일 박지성이 뛰었다면 특유의 공간 창출 능력을 선보이며 일본 수비 뒷 공간을 노렸겠지만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은 윤빛가람에게 이 같은 움직임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후반들어 신형민 대신 기성용이 윤빛가람의 파트너로 투입되면서 윤빛가람은 전반보다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며 공격진을 향해 다양한 패스를 투입했다. 전반과는 달리 기성용에게 공격적 역할을 미루고 수비 쪽에 치중하면서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박지성의 급작스런 부상 소식에 '박지성 대체자'로 떠오른 윤빛가람은 비록 박지성의 빈자리를 완벽히 채우지는 못했지만 스무살이란 어린 나이임을 감안했을 때 꾸준히 단점을 보완해 간다면 박지성 그 이상의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빛가람(왼쪽)과 엔도 야스히토.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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