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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선애 기자]배우 쥬니(25) 하면 이상하게 ‘반항아’ 라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데뷔작 ‘베토벤 바이러스’(MBC)부터 최근 종영한 ‘나는 전설이다’(SBS)까지 그녀가 연기한 캐릭터 중 고분고분한 건 없었다. 거침없이 자기 생각을 말하고 당당함을 잃지 않는 성격의 캐릭터들만을 연기해서 그런지, ‘쥬니는 반항아 역할만 한다’는 소리까지 나오곤 한다.
“저 아직 드라마 3개 밖에 못했어요. ‘베토벤 바이러스’의 ‘하이든’, ‘아이리스’의 ‘양미정’, ‘나는 전설이다’의 ‘양아름’, 그 3개의 캐릭터가 비슷비슷해서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거 같아요. 물론 다른 캐릭터도 하고 싶죠. 근데 이 것도 나쁘지 않아요. 어떻게 보면 남들이 소화하기 힘든, 신선한 역할이잖아요. 이왕 어울린다면 제작진이 캐스팅할 때 ‘그 역할은 쥬니가 딱이네’ 하고 떠올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쥬니의 말대로 그동안 쥬니가 맡은 캐릭터들은 남들과 좀 달랐다. 톡톡 튀는 말투와 시원시원한 성격의 흔하지 않은 캐릭터들은 주연은 아니었어도 쥬니를 부각시켰고, 하이든-양미정-양아름으로 이어지는 그녀의 드라마 내 비중은 점점 커졌다. 쥬니라는 배우의 이미지가 ‘반항아’로 굳어가는 대신 쥬니의 네임벨류는 계속 상승세다. 그렇다면 그녀의 실제 성격은 어떨까.
“남들보다 반항기가 있는 거 같긴 해요. 고집도 세고. 그렇다고 막 유별나지는 않아요. 집에서도 부모님께 크게 반항해본 적이 없어요. 음악하겠다고 했을 때도 집에서 반대를 안 했거든요. 집도 학교에서도 조용히 지냈고, 다른 사람들이랑 똑같아요. 주위 사람들 위해줄 땐 위해주고 반항할 땐 반항하고. 다양성을 가지고 있는 거 같아요.”
쥬니도 자신의 이미지 때문에 고민한 적이 있다. 너무 강하게만 보이면 배우로서도 여자로서도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쥬니의 고민에 큰 힘이 되어준 사람들은 최근 종영한 ‘나는 전설이다’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김정은, 홍지민, 장신영이다.
“언니들이 많은 조언을 해줬어요. 그런걸로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아직까진 너의 이름을 알리는 시기라고 이야기해주더라고요. ‘나는 전설이다’가 다른 드라마들과 달리 여자들의 정을 다루다보니 서로 너무 친해졌어요. 끝날 땐 다같이 부둥켜 안고 많이 울었죠. 아직도 아쉬움이 남아요.”
“밴드 ‘벨라마피아’의 보컬로 활동했던 경험이 있어서 하던 걸 그냥 자신있게 하면 되겠지 생각했는데, 그게 비슷하게 보여도 많이 달랐어요. 이건 배우가 음악하는 걸 연기하는 거잖아요. 언니들은 몰랐던 것에서 캐릭터에 빠져서 하면 되는데, 전 옛날에 공연하던거랑 교차되면서 혼란스러웠어요. 제 캐릭터에 맞도록 생생하게 연기하면서 음악까지 제대로 해야하니까 이게 더 예민하고 어려운 작업이었죠. 그래서 많은 걸 관찰하면서 계속 연구하고 노력했어요.”
데뷔작 ‘베토벤 바이러스’를 할 때만 하더라도 쥬니는 앞으로 계속 연기를 할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뮤지컬을 하다가 ‘하이든’ 역을 제안받고 그냥 ‘재미있겠다’ 싶어 연기에 발을 내딛었는데, 그 시작이 쥬니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연기는 생각조차 해보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베토벤 바이러스’ 찍을 때 처음이자 마지막이란 생각에 미련없이 제가 갖고 있는 걸 모두 쏟아냈는데, 그게 시청자들한테 더 새롭고 진실되게 다가간 거 같아요. 그 작품에서 배운게 너무 많죠. 특히 이순재 선생님께서 많이 가르쳐주셨어요. 보통 신인이 서너개의 작품을 해야 얻을 걸 전 그 한 작품에서 다 얻었죠. 어디 가서 돈 주고 연기 배운 것보다 훨씬 많은 걸 배웠어요.”
멜로도 좋지만 ‘아이리스’에서 김소연이 연기한 북한공작원 ‘김선화’ 같은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쥬니. 톡톡 튀는 개성만큼 그녀의 새로운 연기가 더욱 기대된다.
“음악을 할 때 어디 가서 제 소개를 하게 되면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 중에 하나’라고 했었어요. 연기도 마찬가지에요. ‘여배우’라는 호칭은 아직도 어색해요. 그저 ‘연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사진=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강선애 기자 sak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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