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안녕하세요! 넥센 히어로즈의 없어서는 안 될 보물(?) 턱돌입니다.
벌써 2010 시즌이 끝났네요. 매일 야구장에서 펄펄 날아다니다가 이렇게 비시즌이 되니 정말 허전해요. 여러분들의 함성소리도 그립고, 친한 선수들도 보고싶어 어서 다음 시즌이 돌아오길 기다린답니다. 오늘은 저 턱돌이의 근황을 공개하려고 해요. 야구 뿐 아니라 스포츠를 사랑하는 분이라면 누구든 대환영입니다.
야구 시즌은 끝났지만 저는 여전히 바빠요. 프로축구 서울 FC와 프로농구 원주 동부, 인천 전자랜드에서도 마스코트 역할을 하고 있어요. 모르셨죠?^^ 다행히 야구처럼 매일 경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서 두 종목에서 동시에 팬분들을 만날 수 있게 됐어요.
요즘 아시안게임이 한창이죠? 저도 비시즌의 아쉬움을 아시안게임으로 달래고 있어요. 그런데 박태환 선수가 금메달 딸 때 나온 중국 마스코트, 그게 뭔가요? 좀 더 적극적으로! 좀 더 재미있게 분위기를 이끄는 게 마스코트의 역할인데 말이예요. 저라면 수영복을 입고 물 속으로 뛰어들었을 텐데 말이죠. 하하하.
음... 올 해는 참 많은 일이 있었 던 것 같아요. 이제 '턱돌이' 하면 '이신애'가 떠오르지는 않으신가요? 하하하. 프로포즈 사건(턱돌이는 지난 10월 26일 넥센-한화전 시구자로 나선 장미인애 앞에서 '이신애 너 뿐이야'라고 적힌 피켓을 꺼냈다. 이신애는 앞서 목동구장에서 시구를 가졌다) 이후에도 이신애씨와는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으며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농구장에도 놀러오라고 전했답니다. 실제로 사귀는 것 아니냐고요? 그건 절대 아니고요, 앞으로 더 친해지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뭐,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닌가요?^^
참! 제가 야구장에서 여자 관중들에게 연락처를 준다는 소문도 있더라고요. 정말 큰 오해를 하고 계십니다. 저에게는 야구장에서 만난 여성분과는 일 외로 엮이지 않겠다는 철칙이 있어요. 턱돌이는 턱돌이일 때가 가장 멋진거 아닌가요? 단 한 번도 여자 관중에게 연락처를 준 적 없습니다. 믿어주세요!
그리고 시구자로 나오는 분들과 모두 포옹을 한다고 오해하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사실 일부 여자 연예인의 매니저는 "시구 후 꼭 안아달라"는 요청을 하신적도 있어요. 부탁 듣고,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라면 이렇게 즐겁게 할 수 없겠죠. 저 그렇게 쉬운 남자 아닙니다. 하하하.
마스코트도 운동선수 못지 않게 평소 몸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것 혹시 아셨나요? 야구 시즌에는 쉬는 날인 월요일마다 사우나에 가요. 뜨거운 물에 몸을 푹 담그고 나면 한결 개운해요. 다음날 컨디션도 몰라보게 좋아지죠. 평소에는 마사지를 받으러 다녀요. 뭉친 근육을 풀어줘야 하거든요. 피부관리에도 신경을 많이 써요. 탈을 쓰고 있다보니 아무래도 트러블이 많이 나더라고요. 네일샵도 즐겨 찾는답니다. 야구공을 다루기 때문에 손톱을 관리하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미용을 위해서이기도 해요. 그리고 시즌 중에는 몸이 무거워질까봐 육류도 안 먹으려고 노력해요. 어떤가요? 이만하면 선수들 못지 않죠?
평소 끼가 참 많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부모님의 영향이 컸던 것 같아요. 어머니께서 전북대학교 교수로 재직중인데요. 두 번째 직업이 뭔지 아세요? 바로 빵공장 사장님이랍니다. 얼마 전에 빵집을 오픈하시더니, 글쎄 빵공장까지 차리셨어요. 어머니를 보고 "김탁구"라고 부를 뻔 했다니까요.
또 제가 턱돌이 아닙니까. 무엇보다 넥센의 성적이 가장 신경쓰여요. 역전패를 당한 후 탈 속에서 눈물을 흘릴 때도 있어요. 악플보다 팀 성적이 나쁠 때가 더 힘들 정도라니까요. 그리고 퍼포먼스를 많이 준비했는데 관중이 너무 적어 제대로 된 호응이 없을 때도 아쉬워요. 원정팀 관중들이 홈팀 관중석까지 점령할 때면 살짝 속상하기도 해요. 그래도 창단 후 점점 늘어나는 팬들을 보면 얼마나 뿌듯한지 모른답니다. 팬들을 야구장으로 이끄는 것도 저의 역할이겠죠. 더 힘내서 열심히 뛰어볼 생각입니다!
저는 벌써 다음 시즌을 준비 중이예요. 잠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늘 경기장 생각 뿐입니다. '다음 시즌에는 어떤 옷을 입어볼까', '이런 퍼포먼스는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바빠요. 시간이 날 때면 동대문 시장을 찾아 턱돌이의 새로운 의상을 구상하기도 하고, 식당에 가서도 '이 그릇에 야구공을 담으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쩔 수 없는 '턱돌이 본능'이죠.
넥센만큼 팬들을 위한 이벤트를 많이 고민하는 팀도 드물거예요. 경기 후 선수들이 단상까지 올라와 인터뷰 하는 구단 보신 적 있으신가요? 다른 구단보다 열악한 점도 있지만, 팬들을 생각하는 마음만은 일등이랍니다. 저도 우리 선수들의 활약이 벌써부터 기대돼요. 다음 시즌에도 턱돌이 많이 사랑해주세요. 우선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박태환 선수의 퍼포먼스를 준비 중인데, 어떨까요?^^
넥센 히어로즈 '턱돌이' 길윤호(27)씨는 프로야구 마스코트도 팀의 인기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준 대표적인 인물이다. 턱돌이의 인기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유분방한 캐릭터를 그대로 반영한 길씨의 행동에서 시작된다. 경기 도중 심판들의 아웃 사인을 그대로 따라하기도 하고, 선수들에게 직접 티배팅을 지도하기도 한다. 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됐을 경우의 우천 세레모니도 그의 몫이다. 현재 길씨는 유소년 야구 발전을 위해 '턱돌이유소년사랑나눔사회인야구대회' 개최를 준비 중이다.
[넥센 히어로즈 마스코트 턱돌이 길윤호씨. 사진 = 넥센 히어로즈 제공]
한상숙 기자 sk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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