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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민족의 명절 설 연휴, 올해도 어김없이 아이돌이 안방을 점령했다.
KBS, MBC, SBS 지상파 3사는 앞다투어 아이돌을 출연 시키는 체육대회, 노래 대결을 방송했다. 그것도 모자라서일까? 올해는 건강검진에 머리 대결까지 새로운 아이템을 추가했다.
지상파 3사가 프로그램 명칭에 ‘아이돌’을 걸고 제작한 방송은 3사 합쳐 총 8편의 특집 중 5편을 차지했다.
먼저 KBS는 2TV를 통해 ‘아이돌 건강미녀 선발대회’와 ‘아이돌 브레인 대격돌’, ‘연예인복불복 마라톤대회’를 방송했다.
또 MBC는 ‘스타댄스 대격돌’, ‘아이돌스타 7080 가수왕’, ‘아이돌스타 육상-수영 선수권대회’를 방송했고, SBS는 ‘아이돌의 제왕’과 ‘스타커플 최강전’을 방영했다. 올해도 아이돌의 홍수에 시청자들은 허덕여야 했다.
문제는 이들 프로그램 포맷의 식상함과 유사함이다. ‘아이돌의 제왕’은 짝짓기 프로그램이고, ‘아이돌 스타 육상-수영 선수권 대회’와 ‘연예인복불복 마라톤 대회’는 체육대회였다. 새롭게 등장한 ‘아이돌 브레인 대격돌’은 퀴즈 대회를 표방했지만 실상은 아이돌 유연성 테스트 등 기존 프로그램에서 간간이 선보였던 것들이었다.
이 같은 포맷의 식상함은 한정된 시간에 한정된 인력과 자본으로 제작되는 특집 프로그램의 특성상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지상파 3사의 설 특집 프로그램은 오후 6시에서 8시대에 집중됐다.
어디를 틀어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온가족이 모여 앉아 TV를 보는 시간에 시청자들은 아이돌 홍수 속에 채널 선택권을 뺏긴 것이다.
출연자들 마저 비슷했다. 지난해 소녀시대와 카라가 설 파일럿들을 독식했다면 올해는 티아라, 레인보우, 미쓰에이 등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특히 티아라 멤버 효민은 대다수의 설특집 프로그램에 참석하는 놀라운 기록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외에도 레인보우 재경, 미쓰에이 민 등도 그 뒤를 이었다.
이 뿐만 아니라 소위 인기 있는 연예인들을 위해 많게는 백 여명 가까운 인원이 등장한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예인들은 ‘잘나가는’ 몇몇이 수분 동안 방송에 비친 반면, ‘못나가는’ 혹은 ‘인지도 떨어지는’ 몇몇은 일반인 패널마냥 얼굴을 비치는데 만족해야 했다.
이번 설 연휴를 두고 방송가에서는 앞다투어 파일럿 프로그램 제작에 나섰다. 한 방송사는 특별팀을 두고 특집 프로그램을 제작했지만 그 결과는 매해 그랬듯 ‘아이돌 줄세우기’였다.
이를 놓고 한 대형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연휴 특집 프로그램을 보면 방송사 제작진의 힘을 알 수 있다”고 표현할 정도였다. 일반적으로 시청자들이 받아들이기에 ‘특집’이라는 맥락에서 본다면 기존 프로그램 보다 더 많은 자본이 투입될 것 같지만 실상은 정규 프로그램이 아니기에 기존과 같거나 약간 더 많을 뿐이다.
이번 설 특집 파일럿 프로그램들은 최우선이 되야하는 시청자는 채널 선택권을 뺏기고 아이돌 홍수에 시달려야 했고,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수시간을 버리고 프로그램에 참석한 연예인들은 얼굴도 알리지 못했다.
진정한 승자는 적은 예산으로 ‘특집’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더 나아가 협찬까지 알차게 받은 방송사의 것이 됐다.
[사진 = 위로부터 MBC ‘아이돌 스타 육상-수영 선수권 대회’, SBS ‘아이돌의 제왕’]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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