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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문화체육관광부 정병국 장관의 일본 드라마 개방 시사 발언이 종합편성채널을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정병국 장관은 23일 "일본 드라마를 받아들일 때가 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에 문화부가 24일 "장관이 평소 소신을 얘기한 것 뿐"이라며 "실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당장 계획도 없다"고 해명했지만 일각에선 정 장관이 종편채널에 특혜를 주려는 시도로 해석하고 있다.
종편채널이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막을 올리면 막강한 자본력과 인력을 갖고 있는 기존 지상파 채널과 힘겨운 경쟁을 벌여야한다. 종합편성채널은 성공이 불투명한 방송초기에는 적은 비용으로 많은 콘텐츠를 확보할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즉 제작비가 많이 드는 드라마나 프로그램의 자체제작 보다는 외국 프로그램을 싼 값이 들여와 방송을 하는 것이 하나의 대안일 수 있다. 이럴 경우 한국 시청자들에게 검증이 된데다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할 수 있는 일본 드라마의 수입이 최적의 방안이 될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병국 장관의 일본 드라마 개방 발언이 큰 파장을 몰고 온 것이다.
현재 일본 드라마는 케이블 채널의 경우 '12세 이상 시청가' 드라마까지 방영할 수 있으며 '15세 이상 시청가' 부터는 내보낼 수 없다. 지상파에서는 한일 합작 드라마를 제외하고는 방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미 일본 드라마는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한국에 많이 소개돼 있으며 많은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한국 드라마에 비해 다양한 소재로 국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어 일본 드라마의 전면 개방이 이뤄질 경우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2007년 케이블 채널 MBC에브리원에서 방송된 '노다메 칸타빌레'의 경우 우에노 주리, 타마키 히로시 등 배우들이 인기를 끌며 젊은 시청자들 사이서 한 차례 붐이 일었고, 비슷한 소재의 드라마가 지상파에서 제작됐을 정도로 '노다메 칸타빌레'는 일본 드라마가 한국 시청자들에게 통한다는 것을 입증한 대표적 사례로 뽑힌다.
결국 종편채널이 지상파 채널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 일본 콘텐츠 수입이 필요한 만큼 이번 정병국 장관의 일본 드라마 개방 시사 발언은 이러한 상황과 맞물려 종편채널 특혜 의혹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한나라당 미디어특위 위원장을 맡은 전력의 정 장관은 방송의 대기업 소유제한 완화 등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아 이미 지난 1월 인사청문회 때부터 종편채널을 위한 규제 완화를 주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 바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정병국 장관. 사진 =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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