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유병민 기자] 관심을 모은 SK와 LG의 맞대결은 2경기를 챙긴 SK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이번 3연전에서 SK는 여전히 강한 모습을 보여줬고 LG는 호락호락하게 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상대팀에서 프로에 입문한 선수들이 선발로 나와 자신의 친정팀에 비수를 꽂은 것이다. 주인공은 20일 선발 박현준(24.LG)과 21일 선발 '큰' 이승호(35.SK)였다.
LG는 지난 20일 SK에서 데려온 박현준을 선발로 내세웠다. 이날 경기서 박현준은 5⅓이닝 동안 8피안타 4탈삼진 1사사구 4실점을 기록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결국 팀은 9-4로 이겼고, 박현준은 친정팀을 상대로 시즌 3승째를 챙기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박현준은 2009년 경희대를 졸업한 뒤 SK의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입문했다.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지만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다. 김성근 감독이 "우리팀에 있을 때는 내보낼 수 있는 타이밍이 없었다"고 밝힐 정도로 등판 기회를 잡기 힘들었다.
결국 박현준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지난해 7월 LG와 SK간 4:3 트레이드로 김선규(25), 포수 윤상균(29)과 함께 쌍둥이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이런 박현준을 지켜본 LG 박종훈 감독은 올시즌 시범경기서 봉중근이 부상으로 이탈하자 그의 자리를 맡겼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박현준은 4경기에 나와 3승 1패 평균자책점은 3.22를 기록하며 팀 선발 중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김성근 감독 역시 "박현준이 잘 하는 모습에 약이 오른다"며 보낸 자식에 대한 아쉬움과 부러움을 나타냈다. 반면 박현준은 이날 승리후 "친정팀 상대해 승리했다고 더 기쁜건 없었다"며 담담한 소회를 밝혔다.
당한만큼 돌려주려는 것이었을까. 이번에는 SK가 21일 LG에서 데려온 이승호(37번.35)를 선발로 내세웠다.
이날 이승호는 6⅓이닝 동안 탈삼진 5개를 잡아내며 1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해 팀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22타자를 상대해 4회 조인성에게 얻어맞은 솔로홈런이 유일한 피안타였을 정도로 빼어난 투구였다.
이승호가 마지막으로 선발승을 올린 경기는 LG에서 뛰던 지난 2007년 7월13일 잠실 KIA전이었다. 무려 3년 9개월 7일만의 선발승이었다. 일수로 따지만 1,378일이다. 자신의 친정팀을 상대로 올린 첫 승이기도 했다.
이승호는 2008시즌 종료 후 이진영이 SK에서 LG로 FA 이적을 할 때 보상선수로 지목돼 SK 유니폼을 입었다. 엄밀하게 말하면 LG가 버린 카드였다. SK에 와서도 성적은 지지부진했다. 첫 해인 2009년 3.2이닝 밖에 던지지 못했고, 2010년에는 2승 1홀드에 그쳤다.
그러나 올시즌은 달랐다. 지난 15일 목동 넥센전에 불펜으로 등판한 이승호는 당시 4⅓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올시즌 첫 승을 기록, 김성근 감독의 신임을 얻었다. 그리고 이날 선발 등판해 친정팀인 LG 타선을 1실점으로 꽁꽁 묶으며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경기 후 김성근 감독은 "무엇보다 이승호가 수훈갑"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승호 역시 "감독님의 칭찬을 듣고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현준-이승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유병민 기자 yoob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