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마이데일리 = 남안우 기자] 이름처럼 범상치 않은 음악을 하면서도 얼굴은 천진난만한 작곡가가 있다. 바로 신사동 호랭이(27. 본명 이호양)이다. 신사동 호랭이는 아이돌 못지않은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현 가요계의 히트 작곡가다.
신사동 호랭이가 이같은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데는 말 그대로 히트곡이 많기 때문. 더군다나 비스트, 포미닛, 티아라, 시크릿 등 인기 아이돌 그룹들의 곡 대부분이 신사동 호랭이의 손을 거쳐 갔다.
신사동 호랭이가 만들면 뜬다는 공식이 가요계에 자리하고 있을 정도로 아이돌 음악계에서 그의 영향력은 크다. 그런 그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앨범을 통해 아날로그적 음악으로의 회귀를 감행했다. 지난달 29일 발표한 프로젝트 앨범 ‘슈퍼마켓-더 하프’가 그 것.
‘슈퍼마켓-더 하프’에는 비스트의 윤두준, 이기광, 용준형이 부른 타이틀곡 ‘안을까 말까’와 씨야의 이보람이 참여한 ‘방 안에서’, ‘골라 골라’까지 총 3곡이 담겼다. 참여 가수는 아이돌이지만 노래는 아날로그적 감성이 깃들어있다.
“제 이름을 건 앨범으로는 처음이죠. 그래서 전과는 다른 차별화를 시도했어요. 앨범에 참여한 비스트와 씨야, 가수에 대한 재해석적인 측면도 있고 아날로그적인 음악 감성을 담았죠. 호랭이가 이런 음악, 이런 사운드도 하는구나 생각해 주셨으면 해요. 80~90년대 사운드를 재현해 냈어요. 들으시면 아마 기존의 제 곡과는 사뭇 다른 신선함을 느끼실 수 있으실 거에요”
때문에 앨범 제목도 ‘슈퍼마켓’이라고 지었다. 슈퍼마켓에 있는 수많은 제품들처럼 다양화 된 음악을 시도했다. 요즘 인기 있는 가요계의 트렌드가 ‘대형 마트’라면 반대로 그 트렌드를 벗어난 음악이 바로 ‘슈퍼마켓’이다. 먹고 싶으면 바로 달려가는 동네 슈퍼마켓의 친근함을 앨범에 담아내려 애썼다.
“이번 앨범 작업을 하면서 정말 제 마음대로 했어요. 편안하고 자유롭게 진행을 했죠. 곡을 쓰다보면 제 마음대로 안 될 때가 있거든요. 하지만 이번만큼은 달라요. 내 마음대로 만든 앨범이라고 할까요”
어느덧 올해로 데뷔 10년이 됐다. 과거 본명을 사용하다 신사동 호랭이라는 예명을 쓴 것도 6~7년이 흘렀다. 이제는 본명 보단 신사동 호랭이라고 하면 다 알 만큼 유명인사가 됐다. 신사동 호랭이는 해질 무렵 곡 작업에 들어가는 많은 작곡가들과는 달리 오전 9시나 10시쯤 출근해 작업에 들어간다. 하루 3~4시간 정도 밖에 안자는 부지런한 아침형 인간이다. 부지런하고 노력하는 습관이 지금의 신사동 호랭이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호랭이 스타일이죠. 사람들 만나는 것을 좋아해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다 보면 피곤이 싹 가셔요. 그러면서 곡에 대한 아이디어도 떠오르죠. 그러면 바로 핸드폰 메모장에 기록해요. 나중에 메모장을 쭉 훑어보죠. 메모장에 기록된 수많은 가사와 음감이 바로 곡의 원천이에요”
신사동 호랭이가 이름처럼 무섭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그는 작곡가 지망생들을 직접 자신의 녹음실로 불러 따뜻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배고프면 밥도 사주고 커피는 덤이다.
“전 어시스트가 단 한 명도 없어요. 동료의 의미가 강하죠. 제 녹음실에 있는 작곡가들은 모두 공동 작곡가죠. 그러면 더 좋은 음악이 나와요”
여느 아이돌 보다 유명한 작곡가 신사동 호랭이. 그는 자신이 만든 노래 중 최고는 포미닛의 ‘뮤직’이라고 했다. 또 가능성 있는 걸그룹으로 에이핑크를 꼽았다.
“원래 가수의 꿈을 꿨는데 이제는 아이돌과 걸그룹이 대신 제 꿈을 이뤄주고 있네요. 하지만 꿈은 이루라고 있는 거잖아요. 노래하는 신사동 호랭이, 생각만 해도 설렙니다”
[프로젝트 앨범 '슈퍼마켓-더 하프'를 발표한 히트 작곡가 신사동 호랭이. 사진 = 제이콥스트랜즈 제공]
남안우 기자 na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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