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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불혹의 나이를 넘긴 배우 엄정화(43)가 요즘 연기 사춘기를 맞고 있다.
영화 ‘마마’에서 불치병을 앓고 있는 아이를 두고 있는 싱글맘 동숙 역을 맡은 엄정화는 ‘왜 엄정화가 롱런 할 수 있나?’를 이번 작품을 통해 여실히 보여준다.
엄정화는 ‘마마’에서 발군의 연기력을 선보인다. 5년 이라는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아들 앞에서 지나칠 정도로 밝은 동숙, 그리고 야쿠르트를 배달하는 일을 하면서 여러 사람에게 행복을 선사하는 동숙, 그리고 자신에게 병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터닝 포인트 이후에는 동숙의 아픔을 여실히 연기한다.
그가 연기한 ‘마마’의 동숙은 가수로 활동 할 때의 섹시퀸 엄정화는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적나라하고 현실적이다. 이번 ‘마마’에 대해 엄정화는 절제를 중점에 뒀다고 강조했다.
“처음 역할을 맡을 때, 어떻게 표현 하느냐에 중점을 뒀어요. 동숙을 너무 신파로 연기하기도 싫었죠. 상황 자체만으로 두 사람이 갖고 있는 절망감과 먹먹함이 느껴졌거든요. 그런 감정들을 가슴 속에 넣고 마음으로 연기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너무 감정을 안으로 숨긴 것 같아 아쉽긴 해요”
배우로 가수로 한국 연예계에 한 획을 긋는 스타의 길을 걷고 있는 엄정화는 요즘 한가지 고민이 생겼다. 바로 진지한 연기에 대한 갈증이다.
“노래건 연기건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어요. 그러다 보니 요즘 연기에 대한 갈증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더 잘 하고 싶고. 좋은 배우이고 싶은데. 어렵더라고요. 요즘 들어 제대로 연기를 배웠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제가 원하는 것은 ‘연기하는 것 같지 않은 연기’인데 그게 너무 어렵네요”(웃음)
“예전에는 불안감이 무척 컸어요. 저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었죠. 그런데 이 나이가 되니 이제는 제 앞길에 대한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요즘 이창동 감독님의 영화를 보면서 그 생각을 해요. ‘내가 이 감독님의 작품에 어울리는 배우일까?’라고요. 목표라면 이창동 감독님의 작품에 출연을 하는 것이 꿈이에요. 그러기 위해서는 더 노력을 해야 하고요. 지금의 엄정화로는 힘들거든요”
20년 가까운 시간을 쉬지 않고 바쁘게 지내온 엄정화는 앞으로의 계획을 ‘깊어지고’, ‘넓어지는’ 것으로 세웠다. 작품 선정에 있어 내실과 의미를 기하겠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이제는 깊어지고, 넓어지고 싶어요. 그런데 마음 뿐이고 저 스스로는 많이 모자라거든요. 이런 고민이 끝도 없는 악순환에요. 저는 작품이 들어오는 것도 반갑고 너무 감사합니다. 더 잘하고 싶고 훌륭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인터뷰 말미에서 엄정화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바로 “내가 사는 시간과 내가 겪는 모든 것 내가 보는 사람, 살아왔던 추억이 스스로에게 힘을 주고 살아가는 힘이 된다는 것”이다.
1시간 남짓한 인터뷰 시간 동안 엄정화는 활짝 웃으며, 때로는 진지하게 자신의 미래에 대한 꿈을 펼쳤다. ‘이제 연기를 알 것 같다’는 엄정화의 고백과 고민이 있기에 그는 지금도 스타고 앞으로도 스타로 남을 것이다.
영화 ‘마마’는 각자 다른 사연을 가진 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엄정화를 비롯해 김해숙, 유해진, 전수경, 류현경 등이 주연을 맡아 열연했다. 개봉은 2일.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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