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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지상파 방송 최초의 페이크 다큐멘터리가 공개된다.
9일 방송되는 MBC 50주년 특별기획 다큐 '타임' 제 2편 '돈'은 영화감독 김현석이 제작했다. '돈'은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린 가짜 다큐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다양한 의미를 주는 돈에 대한 새로운 고찰을 담았다.
김현석 감독은 자신의 전 재산을 건물 옥상에서 뿌리려하는 가상의 인물(장세춘, 66세)의 사연을 추적하면서, 돈으로 인한 인간관계의 왜곡된 모습, 더 나아가 돈과 우리사회의 문제를 그렸다.
김현석 감독은 이번 다큐를 통해 방송과는 차별화된 영화 제작 현장의 다양성을 방송에 도입하는 실험을 했다.
지난 3월 27일 여의도 하늘을 만원 짜리 돈 다발이 뒤덮는 일이 벌어졌다. 여의도 한국 노총회관 앞 사거리는 날아다니는 만원권 지폐를 줍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14층 높이의 한 빌딩 옥상에서 정체불명의 남성이 5억원 가량의 돈다발을 뿌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김현석 감독의 의도된 다큐 촬영 현장이었다. 5억원 어치의 만원권 위폐가 하늘에 뿌려지자 다큐를 위해 투입된 대규모의 엑스트라들과 길을 지나던 시민들이 한 데 어울려 돈을 줍느라 이 일대는 한 때 아수라장이 됐다.
다행히 제작진은 관할 경찰서에 미리 신고하고 경찰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촬영을 했기에 커다란 소동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진짜 돈인줄 알고 주웠다가 돈에 소품이라고 찍힌 것을 보고는 실망하는 기색을 나타내면서 조용히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이날 준비된 소품 만원짜리는 사과박스로 4박스. 5만장이 조금 넘는 금액의 돈이 허공에 흩뿌려졌다. 바람이 빌딩 숲에서 하늘로 치솟는 상황이 발생해서 기획대로 사거리 도로로 집중되지 않기도 해 다시 돈을 주워 뿌리기도 수차례. 마침내 촬영 4시간여 만에 원하는 그림을 촬영할 수 있었다.
김현석 감독은 "다큐 주제인 돈과 관련해 여의도는 경제의 중심지이기 때문에 이 촬영을 여의도에서 계획했다"고 밝혔다.
전작 '시라노; 연애조작단', '광식이 동생 광태', '스카우트'로 대표되는 김현석 감독의 첫 TV 다큐는 지상파 방송에서 처음 시도되는 페이크 다큐라는 새로운 장르다. 페이크 다큐는 연출된 상황을 실제 상황처럼 포장해 보여주는 다큐를 말하는데 김 감독은 이 다큐를 통해 돈으로 일그러진 가족 간의 사랑과 가족사를 돈에 대한 우회적 풍자를 통해 짜임새있게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타임'의 제 2편 '돈'은 9일 오후 11시 5분에 방송된다.
[MBC 50주년 특별기획 다큐 '타임' 제 2편 '돈'. 사진 = 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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