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슈퍼스타K가 끝나면 너는 점점 잊혀갈 것이다"
데뷔할 때부터 "'슈퍼스타K'덕분에 주목받는 것은 잠시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사실 자신감은 있었지만 이런 이야기를 계속 들으면서 속으로 걱정도 많이 했다.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정말 이 프로그램이 끝나면 나도 잊혀져 갈까…'
어렸을 때부터 노래를 자주 들어왔고 부르기도 좋아해 음악 프로그램을 즐겨보곤 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백지영 선배님의 '대쉬(DASH)'라는 무대를 보게 됐다. 한동안 나는 나만을 위로하기 위해서만 노래를 불러왔는데 많은 사람들에게 노래를 불러주고 그 노래에 사람들이 환호하는 장면이 너무 인상깊었다. 나도 노래를 통해서 내 자신만 위로 받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 해주고 싶었고 그 이후로 가수의 꿈을 가지게 됐다.
나는 부끄럼도 많고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A형 같은 B형이다. 쉬는 시간에는 친구나 팬 분들과 휴대폰으로 여러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주로 음악을 듣기도 하고 영화, 책을 보기도 하면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다.
음악은 나에게 친구같은 존재다. 어렸을 때 부모님은 장사를 하시느라 바쁘셨고, 시골에서 살다보니 친구들과 어울릴 기회가 적었다. 점점 성격은 내성적으로 변해갔고 외로움을 많이 타게 됐다. 마음에 상처도 많이 입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힘들어졌다. 그럴 때마다 옆에 있어주는 친구같은 존재와 내 마음을 치료해 줄 공간이 필요했는데 나에게는 그 존재와 공간이 노래였다.
시간이 흐르고 이렇게 정규 앨범을 냈다는 것이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지난 3일 생방송 '뮤직뱅크' 무대에서 처음으로 타이틀곡 '아프다'를 선보였다. 그동안 무대에 서는 순간만 꿈꿔왔다. 나의 꿈을 이루는 순간이었다.
막상 큰 무대에 서게 되니 긴장도 많이 되고 지금까지 보경언니, 그림언니, 재인언니가 좋은 무대를 보여주셨기 때문에 괜히 내가 잘못해서 언니들에게 피해를 주진 않을까 걱정도 많이 했다. 근데 마침 첫 무대를 할 때 재인언니, 그림언니, 세미언니와 같은 대기실을 사용하게 되었다. 언니들이 '힘내'라고 응원도 많이 해주고 많이 챙겨줘서 떨렸지만 무사히 첫무대를 하고 내려올 수 있었다. 언니들과 같은 무대에 선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하고 든든했다.
앨범 수록곡 중 '부탁해'라는 곡이 가장 애착이 간다. 제일 처음으로 내 목소리로 녹음된 노래이기도 하지만 가수로서 첫 걸음을 내딛게 해주고 시작하는 첫 설레임을 담은 노래이기 때문이다. 또 가끔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힘들거나 초심을 잃을 뻔할 때 나의 마음을 다시 다 잡아주는 음악이기 때문에 가장 애착이 가는 노래다.
'죽을 것처럼 아프다 내 맘이 정말 아프다…사랑할 때는 모든 걸 다줄 것처럼 잘해주더니' 아직 나이가 어려서 노래 가사와 같은 아프고 슬픈 사랑은 경험 해본 적이 없다. 가끔 경험이 없다보니 슬프고 애절한 감정을 표현하는 노래가 어려울 때도 있지만 노래할 때 만큼은 가사에 맞는 솔직한 감정으로 부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부를 때마다 가사를 다시 읽어보고 주인공이 된 것처럼 이미지를 상상한 다음 노래를 하기도 하고 영화나 드라마, 책을 통해서 노래에 맞는 감정을 얻기도 한다.
노래에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는게 더 좋을 지 어려워 할 때마다 타이틀곡 작곡을 맡은 김두현 작곡가께서 항상 꼼꼼하게 신경 써주시고 챙겨주셨다. 그래서 좀 더 좋은 감정으로 녹음할 수 있었다. 좋은 노래를 부를 수 있게 해줘서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 아직 채워나가야 할 부분이 많은 나이기에 녹음할 때마다 칭찬보단 혼날 때가 많았지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서 행복했다.
나는 '슈퍼스타K' 시즌1과 2에 모두 출연했다. 많은 사람들이 응원해준 덕분에 지금 이렇게 가수라는 꿈을 이루게 되었다. 꿈을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한 모습과 노래를 좋아하는 모습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아직 채워나가야 할 부분들이 많지만 팬 분들이 부족한 모습도 좋게 봐주신 만큼 더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꿈을 이루고 싶은 마음 하나로 부끄러운 마음도 잊고 오디션을 봤다. 지금 다시 생각하면 어떻게 노래를 불렀는지 생각도 나지 않는다. 어떻게 대선배님들 앞에서,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할 수 있었는지 신기하다.
지금도 같이 오디션을 봤던 허각오빠, 지수오빠, 보경언니, 재인언니, 그림언니 모두와 연락하고 지내고 있다. 자주 보지는 못해도 문자나 트위터로 가끔 연락한다. 활동을 시작한 뒤 여러 무대에서 언니, 오빠들을 보는데 볼 때마다 정말 반갑다. 가끔 무대에서 노래하는 언니, 오빠들의 모습에 반한 내 모습을 발견하곤 한다.
'슈퍼스타K' 무대와 '뮤직뱅크' 무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대에 올라갈 때 가지는 책임감의 크기인 것 같다. '슈퍼스타K' 무대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가수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가수 지망생으로 봐주셨지만 '뮤직뱅크' 무대는 가수 지망생이 아니라 기성가수로써 나를 평가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깊게 들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열정과 실력이 있어도 기회가 없어 빛을 바라지 못하는 사람들을 다시 빛나게 도와주는 멘토라고 생각한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있었기에 나도 가수로 데뷔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고 더 넓은 세상에서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음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서 기회를 얻고 더 넓은 곳에서 꿈을 펼쳤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
가수로써 꼭 이루고 싶은 첫번째 목표는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가수가 되는 것이다. 우은미에게 발라드 가수의 모습 뿐만 아니라 싱어송라이터인 우은미의 모습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아직 싱어송라이터가 되기에는 많이 부족하지만 작사, 작곡, 악기 등 음악적인 공부를 열심히 해서 언젠가 나의 앨범에서 내가 만든 곡을 선보이고 싶다. 이제 가수로써 첫걸음을 시작했다. 항상 나의 음악을 좋아해주는 분들과 여러 부분에서 소통할 수 있게 무대가 아닌 길거리에서든 지하철역에서든 공연을 하는 친근한 가수가 되고 싶다.
[사진 = 우은미 미투데이 캡쳐, 트루엠엔터테인먼트, KBS 2TV '뮤직뱅크' 방송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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