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세호 인턴기자] 한화가 24일 선두 삼성을 상대로 경기 후반 날카로운 집중력을 과시하며 5-4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화는 삼성과의 주중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하며 3연승을 달렸고 삼성과의 상대전적에서도 9승 7패로 우위를 점했다.
페넌트레이스 우승에 가장 가까운 자리에 있는 삼성을 잡았다. 그것도 7회 리드 시 단 한 번도 경기를 내준 적이 없는 삼성의 철벽불펜을 무너뜨리며 시즌 두 번째 3연승, 그리고 6위 탈환까지 달성했다.
운이 좋아서 만든 승리가 아니다. 한화 선수들의 집중력과 한대화 감독의 용병술이 조화를 이뤘기 때문에 삼성의 철벽불펜을 허물 수 있었다.
선발 대결에선 밀렸다. 한화 타선은 삼성 선발 매티스에게 6회까지 2안타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하지만 7회말 가르시아와 이대수의 안타로 매티스를 끌어내렸고 이후 한화는 귀신같은 대타 작전과 투수교체로 경기를 뒤집는다.
7회 1사 1, 2루에서 대타 추승우가 정현욱을 상대로 좌전안타를 쳐서 만루를 만들었다. 1사 만루에서 한화는 김회성이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 나갔고 강동우의 희생플라이로 2-3, 한 점 차까지 삼성을 추격했다.
타자들이 점수를 뽑자 한대화 감독은 8회초 윤근영, 박정진, 신주영을 원포인트 식으로 투입하여 삼성의 중심타자 채태인, 최형우, 그리고 6번 타자 모상기를 범타로 처리했다. 투수교체에서 투영된 한 감독의 승리를 향한 의지는 팀 전체에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한화는 8회말 좌투수 권혁을 상대로 첫 타석부터 우타자 이양기를 대타로 기용했고 이양기는 좌전안타를 날렸다. 또다시 대타 작전이 성공하며 역전의 불씨를 키운 순간이었다. 결국 한화는 8회말 무사만루를 만든 후 이대수의 1타점 우전안타와 이희근의 몸에 맞는 볼, 김회성의 희생플라이로 5점째를 올려 짜릿한 역전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는 2009년과 2010년 각각 승률 .346, .368를 기록하며 최하위에 머물렀던 한화가 올 시즌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보여준 단적인 예다.
시즌 전 특별한 외부 영입은 없었다. 오히려 팀의 프렌차이즈 스타였던 이범호를 놓쳤고 에이스 류현진은 부상으로 자신의 커리어 중 가장 부진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32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린 4번 타자 최진행은 올 시즌 홈런 13개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한화는 하나로 뭉쳐 발전하고 있다. 팀에 3할 타자는 한 명도 없지만 한화의 득점권 타율은 .288로 8개 팀 중 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올해 23번의 역전승과 연장전 3승 1패 1무로 집중력이 동반된 강한 뒷심을 보여주고 있다.
투수 쪽에도 고무적인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박정진과 바티스타로 구성된 뒷문은 수준급 필승조가 됐다. 무엇보다 원석으로 여겨졌던 김혁민, 안승민, 양훈, 장민제 등이 올해 커리어 최다 이닝을 소화하면서 값진 경험을 쌓고 있다.
한 감독은 “류현진이 빠지면서 목표로 했던 승수에 도달하기는 좀 힘들 것 같다”고 말하는 한편 “류현진 개인으로나 전체적인 팀 측면에서 봤을 때나 내년이 더 중요한 단계다”라며 지금의 성적을 위해 무리할 마음은 없다고 했다. 리빌딩 과정에 놓인 팀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조급하기 보다는 여유를 갖고 팀을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뜻이다.
리빌딩은 결코 쉽지 않다. 성공적인 리빌딩을 위해선 선수들에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과 동시에 승리하는 법도 일깨워야 한다. 하지만 불과 2년 전, 주축 선수들의 일본 진출과 노쇠화로 멀게만 느껴졌던 한화의 리빌딩이 올 시즌 탄력을 받고 있다. 시즌 전 강력한 꼴찌 후보가 승률 45%에 다가가며 6위에 자리했다. 그리고 내년에는 분명 더 높이 비상할 것이다.
[승리한 한화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세호 기자 drjose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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