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깊은 나무’ 첫방, ‘연산의 마음을 가진 세종’의 서막

[마이데일리 = 함상범 기자] 웰메이드 연출진의 합작으로 기대를 모은 SBS 새 수목드라마 ‘뿌리깊은 나무’(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장태유)가 화려한 영상미와 탄탄한 스토리로 서막을 알렸다.

5일 첫 방송된 ‘뿌리깊은 나무’에서는 겸사복 강채윤(장혁 분)이 세종 이도(송중기-한석규 분)에게 원한을 품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와 어린 세종(송중기 분)의 나약한 모습이 세종의 장인이자 영의정인 심온의 사사 과정을 통해 그려졌다.

먼저 극은 강채윤이 이도를 살해하려는 상상부터 시작됐다. 화려한 영상과 함께 긴장감 넘치는 액션신이 펼쳐져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채윤이 이도를 살해하려는 상상에서 채윤이 똘복으로 심온의 노비였던 시절로 넘어갔다.

과거로 넘어간 시점은 상왕 태종(백윤식 분)이 영의정이자 세종의 장인인 심온에 역모를 씌우는 장면.

역사 속 태종은 강상인이 심온의 동생 심정과 함께 금위의 군사를 분속시킨 것을 자신에게 알리지 않았던 것을 문책했고 이를 역모라며 주모자로 심온을 지목했다. 심온은 실제로 이 사건과 관련은 없었으나 명나라에서 귀국하던 중 의주에서 체포돼 그대로 사약을 받았다. 이후 이 사건은 심온의 힘이 세질 것을 염려한 태종이 이유 없이 죄를 씌운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방송에서 어린 세종(송중기 분)은 임금임에도 불구하고 장인이 죽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도 태종에 기가 눌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나약한 모습을 보였다. 세종은 소헌왕후가 찾아와 아버지 심온을 살려달라고 애원함에도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며 죄책감에 고개를 숙이기만 했다.

또 어린 채윤 똘복은 심온댁 노비 삼석의 아들로서 삼석은 어명을 받들어 명에서 의주로 돌아오는 심온에 밀지를 전해주는 과정에서 관군에 죽임을 당한다. 이에 어린 채윤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사람이 세종이라고 생각하고 원한을 품게 된다.

첫 방송에서 심온의 사사 과정을 담은 장태유 PD의 의도는 ‘세종의 재해석’을 기획의도로 꼽은 것과 맞물린다. 이는 세종이 적지 않은 심리적 고통을 받으며 자라난 왕이라는 점과 태종의 잔학무도한 모습에서 비롯된 트라우마가 앞으로의 세종 캐릭터에서도 드러난다는 것.

‘뿌리깊은 나무’의 세종은 우라질 등 욕설을 서슴지 않으며 성질이 급하고 다혈질에다가 인자함보다는 카리스마가 강한 인물이다. 앞서 한석규는 “연산의 마음을 가진 세종을 연기하고 싶다”, “가족사에 사연이 많은 세종. 깊은 연민을 느낀 인물” 등의 말로 캐릭터를 설명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예고편에서는 세종이 태종에 거역하며 왕으로서 자신의 입지를 되찾으려는 모습과 함께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분노를 표하는 똘복의 모습이 그려졌다.

[사진 = SBS 방송캡쳐]

함상범 기자 kcabu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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