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유정 기자] 해태 타이거즈가 최고의 전성기를 달리던 80-90년대 투수와 타자로 그라운드위에서 함께 뛰며 희노애락을 나눴던 '무등산 폭격기' 선동렬 감독과 '타이거즈 호타준족' 이순철 수석코치가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한국 프로야구사를 새로이 쓴 그들이 세운 기록들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더구나 선동열 감독의 경우 이미 삼성에서 2005년과 2006년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이란 위업을 다지면서 지도자로서도 인정받은 인물이다.
그러기에 선수시절 투타로 합을 맞추던 선동열 감독과 이순철 수석코치의 조합으로 현재 KIA가 안고 있는 투타 밸런스 부족을 채워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실 KIA는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혔다. 정규시즌 전반기를 1위로 마치면서 그 기대감은 현실 가능성이 있어보였다. 하지만 후반기에 접어들며 이야기는 달라졌다.
좋은 컨디션으로 팀 공격에 물꼬를 터줬던 김선빈이 지난 7월 5일 넥센 알드리지의 타구에 맞아 코뼈와 윗잇몸뼈가 골절되면서 6주 진단을 받았다. 여기에 최희섭(7월 26일, 오른쪽 엄지발가락 미세골절상), 김상현(7월 29일 광대뼈 함몰), 이범호(8월 7일 오른쪽 허벅지 근육 파열) 등이 나란히 부상을 당하면서 KIA 타선이 휘청거렸다.
이후 중심타선의 방망이 부진까지 겹치면서 KIA의 공격력은 형편없었다.
투수쪽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시즌 전 KIA는 윤석민-로페즈-트레비스-양현종-서재응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선발진과 6선발의 후보로 거론돼왔던 김희걸, 박경태 여기에 손영민, 곽정철, 유동훈, 심동섭 등 든든한 불펜진들이 버티고 있어 투수왕국이라 불렸다.
하지만 막상 시즌을 지내고 보니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전반기 승수 쌓기 바빴던 로페즈는 늑골 부상에 이어 부진에 시달렸고, 외국인 용병 트레비스도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활용가치가 떨어졌다. 또 지난 시즌 승승장구했던 양현종 마저 제 역할을 하지 못했고, 수술 후 2년여 만에 마운드로 돌아온 한기주도 예전같이 않았다. 그나마 선발에서는 윤석민과 서재응이 고군분투했다.
가장 큰 문제는 불펜진이었다. 유동훈을 비롯한 손영민, 곽정철, 박경태가 부진을 겪었다. 심동섭이 그 가운데서도 호투했지만, 경험부족과 체력적인 문제로 간혹 제구력에 어려움을 겪었다. 불펜진들의 컨디션 난조로 KIA는 뒷문이 활짝 열리는 경우가 많았다.
SK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24이닝 무득점'을 올린 굴욕적인 공격력과 탄탄하지 못한 선발 마운드, 마지막으로 확실한 끝판대장이 없었던 KIA는 1승 3패로 무릎을 꿇었다.
이에 선동렬 감독은 "우선 팀 마운드의 불펜강화에 주력하겠다. 선발 투수들에 비해 불펜진이 대체적으로 약한 면이 있다. 이를 강화시키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라고 마운드 재건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또 그는 "공격력의 경우 테이블세터진이나 중심타선이 매우 좋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부족해 보이는 것은 작전수행능력과 집중력이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선수들의 투지력을 강화시키면서 기술적인 부분을 배양할 수 있도록 하겠다. 특히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이들의 능력을 믿고 함께 해나갈 것이다"라고 의지를 밝혔다.
감독과 선수들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해야 하는 이순철 수석코치는 "다른 7개 구단이 타이거즈라는 이름만 들어도 고개를 내저을 만큼 강한 팀으로 만들고 싶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선 감독의 지휘아래 이루어 질것이다"라고 전했다.
과연 두 사람의 합이 KIA를 두고 얼마 만큼의 결과물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벌써부터 내년 시즌을 기대케 한다.
[KIA 선동열 감독-이순철 수석코치.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유정 kyj765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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