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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꽃미남 라면가게'의 양은비는 행복하다. 차치수, 최강혁, 김바울, 우현우까지 꽃미남 4인방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덩달아 양은비를 연기하는 배우 이청아도 행복하다. 여성 시청자들도 연신 양은비가 부럽다며 질투 어린 시선을 보낸다. 이청아도 덕분에 의기양양하지만 사실은 불안하다. 이 행복에는 끝이 있기 때문이다.
이청아가'꽃미남 라면가게' 양은비에서 현실의 이청아로 돌아오는 순간, 그녀는 외롭다. 어느 순간부터 너무나 행복한 양은비가 질투 났다. 그래서 드라마가 끝나고, 더 이상 양은비로 불릴 수 없게 되는 게 두렵다.
"'꽃미남 라면가게' 시즌2 하고 싶어요. 저 혼자라도 하고 싶어요"
이청아가 양은비에 집착하는 건, 단지 양은비가 꽃미남들에 둘러 쌓여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자신과 너무 달랐던 양은비에게 이청아도 끌렸고, 닮고 싶었다. 평소 보여지던 이미지와 달리 이청아는 양은비처럼 한 없이 밝은 성격이 아니었다.
"대중들이 보고 있는 제 이미지랑 실제는 달랐어요. 전 제가 인디영화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제가 출연한 작품들은 그렇지 않았어요. 그리고 혼란스러웠던 적도 있어요. '왜 나한테 귀엽다고 하지? 왜 착하다고 하지?' 이해 못했어요. 전시니컬하고, 무뚝뚝했거든요"
한양대 연극영화과인 이청아는 학교 수업 때도 희극보다는 비극에 자신 있는 학생이었다.
"그런데 교수님이 저보고 비극을 잘하는 성격을 타고 났으니, 한 학기 동안 희극만 준비하라고 하셨어요. 앞에 나가서 밝은 연기를 하고, 막 까부는 게 너무 창피했어요. 그러다 영화 '늑대의 유혹' 이후로 밝은 역할을 주로 하게 됐죠"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이청아는 배우로서 무언가 불편한 연기를 해야만 했다.
"비극은 잘할 수 있는데, 왜 비극은 안 들어오지?"
이청아의 이런 마음과다르게 대중은 그녀의 밝은 모습에 끌렸다. 화려한 화장과 옷으로 치장하지 않아도 이청아에게는사람의 시선을 멈추게 하는 순수한 빛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빛을 자꾸 가리기만 하던 이청아, 사실 그녀는 자신이 없었다. 이청아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스스로 받아들이지 않던 그녀였다.
변화는 이청아가 양은비를 연기하면서부터였다.
"양은비는 너무 많은 사랑을 받고 늘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곳에 사는데, 전 쓸쓸하더라고요. 양은비가 부러워졌어요"
이청아 역시 양은비 못지 않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었고, 늘 그녀를 아끼는 팬들이 곁에 지키고 있었다. 다만 이청아가 그것을 느끼지 못했을 뿐이다. 자신의 연기를 칭찬해도 이청아는 아니라고,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믿어왔다. 그게 틀렸다는 걸, 이청아는 자신이 연기한 양은비를 통해 깨달았다.
"양은비가 부러워지면서, 저도 제 자신을 칭찬하기로 마음 먹었어요. 예전에는 누가 절 칭찬하면 '아니에요'라고 했지만, 이제는 '네. 제가 연기 좀 잘하죠?'로 바꿨어요. 그랬더니 자신감도 생기고, 연기를 하다가 실수를 해도 같이 웃고 얼른 바로 잡아서 넘어갈 수 있게 됐어요. 전에는 실수 한 번 하면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면서 식은땀까지 흘렸거든요. 덕분에 연기도 더 잘돼요"
영화 '늑대의 유혹'이 평범한 대학생이던 그녀를 여배우의 길로 들어서게 했다면, 드라마 '꽃미남 라면가게'는 배우라는 낯선 길에서 몇 년 째 서성이기만 하던 이청아의 손을 잡아 준 작품이다.
"배우들이랑 한 방에서 같이 잠을 자는 장면을 촬영했는데, 한, 두 배우가 진짜로 잠이 들었어요. 그런 모습들 보면 아쉬워요. 그 동안 촬영하면서 그 친구들이랑 호흡도 잘 맞았고 양은비로 행복하게 살았는데, 이제 끝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했어요. 울컥해요"
지금껏 이청아는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에 마치 스펀지 위에 뿌린물처럼스며들었다. 양은비는 끝나고 이제 그녀는 이청아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그렇지만 이청아는 달라졌다. 양은비 보다 더 밝고 빛날 것이다.
신인 시절에는 인터뷰가 너무 두려워서 책까지 사서 읽었다는 이청아.그러나 인터뷰 동안 얼굴에 내내 웃음을 머금은 채 쉬지 않고 떠들어대는것을 보니 혹시 예전의 자신감 없는 모습으로 돌아가지는 않을까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어 보였다.
[배우 이청아.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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