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함상범 기자] 숱한 화제로 ‘뿌요일’이라는 애칭을 얻은 SBS 수목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이하 ‘뿌나’)가 22일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명품 드라마’라는 평을 받은 ‘뿌리’는 그 이슈만큼 많은 스타들을 배출했다. 이미 연기력에서는 정평이 난 세종의 한석규와 장혁, 정기준의 윤제문 등은 그 이름만큼 빛났다. 더불어 송중기와 서준영, 신세경 등 연기력에서 큰 인정을 받지 못했던 스타들도 ‘뿌리’를 통해 연기력이 재조명되며 배우로서의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극 초반 ‘뿌리’의 최대 수혜자는 단연 송중기였다. 송중기는 어린 이도로 특별출연해 이방원을 맡은 백윤식과 함께 4회까지만 등장했다. 송중기는 아버지의 기에 눌린, 고뇌하는 천재 이도를 충실히 수행했다.
장인어른 심온이 억울하게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 소헌왕후의 “살려달라”는 간청에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하는 이도의 나약한 모습,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33방진에 몰두해 동정을 부르는 장면은 송중기의 연기가 빛나는 순간이었다. 여기에 이방원의 권위에 맞서 “왕을 참칭하지말라. 상왕은 왕이 아니다. 내가 조선의 임금이다”라고 대항하는 장면은 극초반 최고의 하이라이트로 평가받고 있다.
비록 짧은 분량이었지만 송중기는 임팩트 넘치는 장면을 연출하며 ‘꽃미남’ 이미지를 벗고 배우로서의 얼굴을 시청자들에 각인시켰다.
극초반 송중기가 최대 수혜자였다면, 극 중반에는 서준영이었다. 서준영은 광평대군으로 출연해 아버지 세종과 소이와 함께 한글 반포에 노력을 다했다. 극 초반부터 등장한 그였지만, 분량자체도 미미했고 이렇다 할 면모를 보이지도 못했다. 그러한 서준영이 활약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23일 방송분부터였다.
이날 밀본으로부터 채윤으로부터 풀려난 광평대군은 채윤과 한글 반포의 중요성을 두고 설전을 가졌다. 이때 서준영과 장혁과의 오고간 설전 장면은 마치 두 사람의 카리스마 맞대결로도 느껴졌다. 특히 “세상은 아바마마께 성군이라 한다. 하지만 아바마마께도 태종 대왕의 피가 흐르고 있다. 그 피는 내게도 흐르고 있다”며 장혁을 노려보는 장면은 극의 몰입도를 높이면서, 서준영이라는 배우를 알리기 충분했다.
이에 서준영은 장혁에 포털 사이트 검색어를 장식했고, 많은 시청자들은 서준영 연기에 놀라움을 표했다. 이후 그는 밀본으로부터 죽임을 당하기 전 눈물을 흘리는 연기로 다시 한 번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당시 시청자들은 “광평대군이 울 때 너무 슬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KBS 2TV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3’로 데뷔한 서준영은 다수 드라마와 독립영화에 출연하며 연기경험을 쌓았으며, 특히 영화‘파수꾼’에서 절제되면서도 진중한 고등학생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내며 실력을 검증받았다. 또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선보이며 주연 배우의 탄생을 기대케 했다.
신세경은 캐스팅 당시부터 연기력에 대한 문제가 거론됐다. 한석규와 장혁을 비롯해 연기력이 출중한 연기자들에 비해 연기력이 떨어진다는 것. 실제로 신세경은 한글 반포의 해례라는 중요한 비중의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활약을 하지 못했다.
그의 연기력은 23화까지 아쉬움으로 남았고, 시청자들 역시 ‘미스캐스팅’이었다는 아쉬운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신세경은 마지막에 이 모든 논란을 불식시켰다. 22일 방송된 ‘뿌리’ 마지막화에서 소이는 개파이(김성현 분)의 독 화살을 맞고 벼랑으로 떨어졌다. 독이 몸에 퍼지는 것을 안 그는 황급히 해례를 써내려 갔고, 이후 자신을 찾아헤맨 채윤과 만났다.
이 장면에서 신세경은 독에 맞아 아픈 모습과, 죽음을 앞두고 슬퍼하는 연기를 애잔하게 펼쳐냈다. 살살 떨리는 목소리로 한글 반포에 힘을 써달라는 부분과 “오라버니를 다시 만나서 단잠을 잘 수 있었어. 행복한 시간이었어”라며 얼핏 미소를 짓는 장면은 신세경에 쏟아진 ‘연기력 논란’을 단순 논란에 그치게 만들었다.
['뿌리깊은 나무'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송중기, 서준영, 신세경(왼쪽부터). 사진 = SBS 방송 캡처]
함상범 기자 kcabu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