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그야말로 절호의 기회다.
프로야구 1군 아래에 있는 퓨처스 리그, 흔히 말하는 2군 리그는 1군의 젓줄이다. 프로야구 수준이 날로 향상됨에 따라 2군에서 실력을 다진 뒤 1군에 올라오는 선수들의 비율이 더욱 높아졌다.
프로야구 전체를 봤을 때 결코 없어서는 안 될 2군 리그이지만 여전히 1군에 비해 관심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와중에 2012년은 2군 리그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프로야구팬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는 요소가 어느 때보다 많기 때문이다.
▲ 그동안 꾸준한 발전, 2012년은 '결정적 한 방' 날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사실 프로야구 출범 이래 2군 리그는 꾸준한 발전을 해왔다. 현재는 2군을 넘어 육성군 개념인 3군까지 운영하고 있는 팀이 있는 것과 달리 1982년 당시 2군 시스템을 갖춘 팀이 삼성과 OB(현 두산) 밖에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프로야구 2군 리그는 1990년부터 모든 팀들이 의무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군 리그가 팬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서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우선 2007년 처음으로 퓨처스 올스타전이 개최된 이래 올해까지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특히 춘천, 군산 등 프로야구가 열리지 않는 곳에서 열며 프로야구 저변 확대를 꾀했다. 또한 2군 선수들에게는 동기부여도 제공했다.
여기에 케이블 스포츠 방송사(MBC 스포츠+)가 1군 경기가 없는 월요일 저녁에 2군 경기를 특별 편성해 방송하며 2군 리그는 점차 팬들에게 가까워졌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결정적 한 방'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제 아무리 많은 노력을 하더라도 2군에는 기본적으로 팬들이 아는 선수들이 많지 않고 실력 또한 1군에 비해 떨어지기에 프로야구 팬들의 많은 흥미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다.
2012년은 다르다. 2군 리그로서는 '대형 호재'들이 널려있다. 신생팀 NC 다이노스의 참가, '패자의 역습'을 노리는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의 2군 리그 팀과의 맞대결 등이 대표적이다.
XTM을 통해 내년 시즌 프로야구 중계에 합류하는 CJ E&M은 "9번째 구단으로 창단하며 관심을 모으고 있는 NC 다이노스의 퓨처스 리그 출전 경기도 함께 중계방송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군복무 해결을 위해 만들어진 경찰청을 제외한 새로운 선수 구성으로 프로에 뛰어든 팀은 1990년 쌍방울 레이더스 이후 20년여만이다. 여기에 독립구단은 사상 처음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양 팀 사령탑의 존재가 관심도를 높이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2000년대 후반 SK와 두산에서 프로야구 우승을 놓고 맞붙었던 김성근 감독과 김경문 감독이 고양 원더스와 NC 다이노스로 자리를 옮겼기 때문이다.
고양 원더스는 KBO 정식 회원사가 아니기에 공식경기는 아니지만 48경기 정도를 다른 2군팀들과 치를 예정이며 이 중 3경기는 NC와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프로야구를 호령했던 김성근 감독과 김경문 감독이 1군이 아닌 2군에서 맞대결을 펼친다는 것 자체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이 밖에 올시즌까지 롯데 좌완 에이스였던 장원준의 경찰청 입대,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 3군이 2군 리그 참가를 추진도 충분히 관심을 끌 수 있는 요소다.
NC 다이노스, 고양 원더스 등으로 생긴 관심으로 자연스레 다른 2군 선수들에게 관심을 생길 수 있다. 이후 해당 선수들이 1군에 올라올 경우 팬들은 유명 선수를 응원하는 것과는 또 다른 기쁨과 흥미를 맛볼 수 있다. 선순환을 노릴 수 있는 것이다. 그 사이 어느 나라 프로야구보다 관심도 차이가 컸던 1군과 2군의 격차도 훨씬 줄어들 수 있다.
2군 리그의 활성화는 2011년 680만 관중을 넘어 700만 관중을 노리는 1군 리그에도 충분히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리고 2012년은 2군 활성화를 위한 '결정적 한 방'을 날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사진=2군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된 고양 원더스 김성근 감독(왼쪽)과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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