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유정 기자] 안양 KGC의 원석 최현민과 조찬형을 만나다.
지난달 31일 2012 KBL 국내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4순위 포워드 최현민(23,중앙대)과 3라운드 4번 가드 조찬형(23,고려대)은 나란히 안양 KGC 유니폼을 입었다. 초·중·고등학교에서 함께 농구을 하며 땀을 흘렸던 두 사람은 프로에 와서도 같은 무대에서 손발을 맞추게 됐다. 눈빛만 봐도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 것 같다고 말하는 최현민과 조찬형은 이제 안양 KGC의 미래다.
죽마고우 최현민·조찬형, 작전명 '비둘기'
최현민은 90년생이긴 하지만 1월생으로 실제 나이는 89년생인 조찬형과 같이 23세다. 그래서인지 동갑내기 두 사람은 인터뷰 시작 전부터 티격태격했다. 최현민은 "저희 싸우는 거 아니예요.(웃음) 그냥 친하다 보니까 장난을 가끔 쳐요. 초등학교 때부터 같이 운동을 했으니까 꽤 오래 함께 했죠"라고 특유의 밝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농구를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시작한 최현민과 5학년 때 농구공을 잡았다는 조찬형은 초·중·고 학창시절을 함께 보낸 죽마고우다. 조찬형은 "이제는 진짜 눈빛만 봐도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어렸을 땐 둘이 농구를 하면서 나름 작전도 짜서 이름을 붙여 연습을 하기도 했어요. 그때 작전명이 뭐 였더라"하고 망설이자, 옆에 있던 최현민이 바로 "비둘기"라고 말했다. 그제 서야 조찬형은 "맞다"며 맞장구를 치더니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도 참 재미있는 아이들이다"라고 웃었다. 최현민과 조찬형의 어렸을 적 이야기를 한참 듣고 있다 보니, 이 두 사람 정말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리그에서의 성장통 그리고 한뼘 자라기
최현민과 함께 대전고를 전국무대 정상에 올려놓을 만큼 슈팅가드로 이름을 날렸던 조찬형은 고려대 입학 이후 부상과 함께 찾아온 슬럼프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는 "대학에 입학하고 '중·고등학교 내내 쉽게 운동을 했구나'라는 것을 느꼈어요. 환경이 낯설었던 것도 그랬지만, 학교 내부적인 문제도 심했죠. 대학을 다니는 내내 성장 통을 겪었던것 같아요"라고 말하면서도 "그래도 나중에는 다 이겨 내지더라구요. 한번 크게 아프고 나니까 이젠 면역력이 길러져도 웬만한 시련 가지고는 끄떡없어졌다"며 다부진 모습을 보였다.
조찬형과 마찬가지로 최현민도 순탄치 않은 대학생활을 보냈다. 최현민은 "저도 대학 1학년이 되자마자 운동하는 환경이 많이 바뀌어서 힘들다는 생각을 했어요. 특히 신입 때는 학교에 워낙 능력이 좋은 선배들이 많아 시합에 많이 나가지 못하는 것이 답답했죠. 최고참인 4학년이 되고 나서는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어나가는데 어려움을 겪었어요"라고 말했다. 이유를 물으니 팀 성적이 안 좋을때마다 모두 자기탓인 것 같았단다. 최현민은 "그래도 겪고 보니 고민하고 힘들었던 모든 시간들이 제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라며 뿌듯해했다.
최현민은 신인 드래프트장에서 이름이 불리자마자 팀 선배인 '오세근'을 가장 먼저 생각 했다고 한다. 그는 "이상범 감독님이 제 이름을 부르자마자 너무 기뻤고, 가장 먼저 (오)세근형이 생각났다"고 수줍게 전했다. 두 사람은 같은 중앙대 출신으로 중앙대 연승 신화의 주역들이다. 최현민은 "(오)세근이형과 같은 팀에서 뛸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그리고 나중에 (조)찬형이가 지명되고 나서는 이루어 말할 수 없이 좋았다"고 아이 같은 모습을 드러냈다.
좋은 기분을 만끽했던 최현민과 달리 1군 드래프트 마지막 순위로 프로행 티켓을 거머쥔 조찬형은 "진짜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해요"라고 말하면서 고개를 내저었다. 그는 "속이 울렁거리고 땀이 났어요. 이름이 불리고 나가서 뭐라고 말을 했는지 기억도 안 나더라구요. 자리에 와서 앉았는데도 기분이 이상했어요. 근데 나중에 지명 결과를 보는데 (최)현민이 이름이 안양 KGC에 있더라고요.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죠"라며 그때의 심경을 생생하게 전했다.
최현민·조찬형, 안양 KGC 미래를 그린다
누구나 인생의 롤모델이 있다. 그리고 그 롤모델로 인해 우리는 꿈을 꾸고 성장을 한다. 조찬형은 "안양 KGC에 와서가 아니라 정말 평소에 양희종, 김태술 형을 닮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김)태술이 형은 농구 센스가 정말 뛰어나요. 연습을 많이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닌 것 같고 타고난것 같아요. (양)희종이 형은 장점이 많은 선수죠. 공격에서도 힘을 내지만 항상 다른 선수들에게 밥상을 차려주고 좋은 찬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 제가 추구하는 플레이와 맞아 떨어져요. 앞으로 옆에서 많이 보고 배울 겁니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최현민은 원주 동부의 윤호영, 안양 KGC 양희종과 비슷한 스타일의 플레이를 하는 선수로 관심을 모아왔다. 그는 "실력 좋은 선배들하고 비교가 된 다는 것 자체가 뿌듯한 일이다"라고 말하면서도 "앞으로 윤호영 선배의 운동능력, 블로킹 그리고 높이 있는 수비력과 (양)희종이 형이 경기에서 보여주는 투지와 내·외곽에서 활발히 움직이는 수비 능력을 갖춰 이왕이면 선배들을 뛰어 넘어 설 수 있는 후배가 되겠다"며 당찬 모습을 보였다.
[사진 = 안양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유정 kyj765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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