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광주 김진성 기자] 탈보트가 첫 등판에서 승리를 따냈다.
드디어 삼성이 공을 들여 영입한 메이저리그 출신 용병 미치 탈보트가 실전에 선을 보였다. 류중일 감독은 2010년 클리블랜드에서 10승을 따냈던 탈보트에게 15승 에이스가 돼주길 기대했으나 정작 시범경기서 퀵모션과 주자 견제에 문제를 드러내며 2% 부족한 모습을 보여줬다. 때문에 류 감독은 애당초 탈보트를 1선발로 활용할 계획을 수정해 일단 4선발로 내보냈다. 결국, 12일 광주 KIA전이 탈보트의 한국 무대 정식 데뷔일이 됐고 90개의 볼을 던져 6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첫 승을 따냈다. 삼성도 10-2로 완승하고 첫승을 올렸다.
▲ 구위, 위기관리능력은 합격점… 경쟁력 있다
탈보트는 “시범경기서는 결과를 떠나서 투구 밸런스를 잡는 데 집중했다. 도루를 자주 허용했지만,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라고 했다. 말 그대로 탈보트의 구위는 좋았다. KIA 타자들을 압박하기에 충분했다. 직구 최고 구속이 149km까지 나올 정도였다. 1회말 발 빠른 이용규와 신종길 테이블 세터를 범타 처리한 탈보트는 안치홍에게 방심하다 높은 직구를 던져 선제 솔로포를 맞았다.
하지만, 그 홈런이 약이 됐다. 탈보트는 이후 거의 실투를 던지지 않았다. 2회에 나지완, 김원섭, 송산을 삼자범퇴 처리했다. 단 15개의 공을 던지는 데 그쳤다. 직구와 함께 전가의 보도인 서클 체인지업이 타자 앞에서 살짝 가라앉자 KIA 타자들의 방망이가 춤을 춘 것이다. 3회에도 1사 후 김선빈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이용규와 신종길을 범타 처리하는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줬다. 최고 구속 149km의 직구를 가장 많이 던졌고, 서클체인지업에 투심, 슬라이더를 간간이 섞는 투구로 KIA 타선을 압도했다. 투심도 144km가 나왔고, 주무기 서클체인지업은 129km에 그쳤으나 타자의 무릎 부근을 파고드는 예리한 컨트롤이 돋보였다.
4회에도 1사 후 최희섭에게 볼넷, 나지완에게 안타를 내줬으나 김원섭을 2루수 더블 플레이로 처리하는 기민함을 과시했다. 주자를 내보낸 뒤 철저하게 낮게 낮게 제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직구가 위력적임에도 투심과 서클 체인지업의 예리함을 앞세워 타자의 범타를 유도하는 위기관리능력이 수준급이었다. 5회를 삼자범퇴로 솎아낸 탈보트는 승부가 기울어진 6회 2사 2루 상황에서 최희섭에게 2루타를 맞아 1실점을 추가했으나 승부에 큰 지장은 없었다. 7회 시작과 함께 권오준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 주자 견제는 아직 더 지켜봐야
그러나 주자 견제에서는 여전히 물음표를 지우지 못했다. 3회말에 사단이 났다. 1사 후 김선빈을 볼넷으로 내보낸 탈보트는 후속 이용규에게 볼카운트 2-1에서 디딤발인 왼발이 홈플레이트 쪽으로 약간 향했으나 1루로 견제구를 던지는 바람에 타자 기만행위로 인정돼 보크가 선언됐다. 견제구를 할 때는 오른손 투수의 경우 디딤발인 왼발이 확실하게 1루를 향한 다음 1루로 공을 뿌려야 한다. 만약 타자쪽으로 조금이라도 치우칠 경우 곧바로 타자에게 투구를 해야 한다. 왼발이 홈플레이트로 향한 것 자체를 투구 동작에 들어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일단 이날 보크는 주자 견제의 미흡함이 드러났다기보다 순간적으로 투구 동작의 미세한 실수라고 봐야 한다. 보크를 범할 당시 스코어가 6-1로 삼성이 크게 앞섰다는 걸 감안하면 탈보트가 굳이 1루 주자를 신경 쓸 이유는 없었다. 실제 견제구도 별로 던지지 않았고 타자들과의 승부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승부 자체가 일찌감치 삼성쪽으로 굳어지는 바람에 탈보트가 주자를 신경 쓸 필요도 없었고, 발 빠른 이용규와 신종길을 1피안타로 원천 봉쇄해 탈보트로선 한결 수월한 데뷔전이었다.
결국 탈보트는 이날 6이닝 4피안타 5탈삼진 2볼넷 2실점으로 데뷔전서 기분좋게 첫승을 따냈다. 탈보트는 다음주중 두산과의 원정 3연전서 두번째 선발 등판할 가능성이 크다.
[데뷔 첫 승을 따낸 미치 탈보트. 사진=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