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주전들의 공백을 메우는 게 중요하지만…”
백업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선수가 있다. 하지만, 주전 도약의 길이 열린 것을 마다할 백업 선수가 어디 있으랴. 삼성 내야수 손주인이 데뷔 10년만에 주전 2루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현재 삼성은 2루수에 구멍이 났다. 개막전 주전 2루수 신명철이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도중 왼손목 타박상을 입어 재활 중이고, 뒤이어 2루에 들어선 조동찬은 지난 14일 대구 넥센전서 스윙을 하다가 옆구리 통증을 호소해 2군에서 재활 중이다.
때문에 류중일 감독은 요즘 주전 2루수로 손주인을 기용하고 있다. 원래 손주인은 전천후 내야수다. 일각에서는 '제2의 김재걸'이라는 말을 하기도. 2루, 3루수, 유격수를 고루 볼 수 있고, 공격보다는 수비의 안정감이 돋보이는 선수라서 그럴 만도 하다. 그러나 지난 15일 대구 넥센전부터 주전으로 나섰고, 22일 현재 20타수 5안타 타율 0.250 3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그 5안타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5안타 중 2안타가 2루타고, 그 2루타는 모두 지난 18일 잠실 두산전서 나온 결정적인 2루타였다. 타격이 약하다는 평가 속에서 무려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20일 청주 한화전서도 결정적인 적시타 한방으로 한화 선발 안승민을 위기로 몰아넣었다. 의외로 타격에서는 제법 인상 깊은 모습을 남기고 있는 것. 여기에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으로 류 감독에게 박수를 받기도 했다. 류 감독도 “백업이지”라고 단정했지만 이제는 당분간 꾸준히 주전으로 기회를 줄 태세다.
지난 19일 두산전을 앞두고 만난 손주인은 “스프링캠프 때 타격훈련을 많이 했어요. 요즘 타격감이 나쁘진 않은 편이에요”라고 입을 열었다. 그러나 정작 그의 마음은 그리 편하지 않다. 18일 경기서 6회말 수비 실책성 플레이로 정수빈에게 2루타를 만들어준 데 이어 9회초에는 안타를 치고 2사 후 2루에 있다가 포수 최재훈에게 견제사를 당해 그대로 삼성이 3연패에 빠졌기 때문이다.
“스트라이크 존으로 투구가 들어갔고, 타자가 스윙을 하길래 빨리 스타트를 끊은 거였는데 역모션에 걸렸어요. 팀 동료에게 너무 미안해요”라고 한숨을 쉰 손주인은 “제 역할은 백업이니까요. 주전 선수들을 뒷받침하는 데 충실하고 싶어요. 팀 성적이 좋지 않지만, 선수들끼리는 시즌 초반이니까 밝게 하자고 격려하고 있어요”라고 팀 분위기와 자신의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류 감독은 “선수는 기회를 주면 잡아야 한다. 지금 주인이가 기회를 잡은 것”이라며 신명철이나 조동찬이 돌아와도 손주인이 지금처럼 타격에서 쏠쏠하게 해줄 경우 그들을 밀어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과거 역사를 봐도 손주인에게 주전 도약의 기회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전임 선동열 감독 시절에도 내야수들이 부상을 입었을 때 임시 주전으로 뛰기도 했다. 물론 애석하게도 그럴 때마다 꾸준한 모습을 보이지 못해 결국 다시 백업으로 밀려났었다.
결국, 과거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좀 더 꾸준한 활약이 필요하다. 공격은 물론 수비와 주루에서도 준수한 역할을 해야 신명철과 조동찬의 복귀에도 주전 경쟁을 펼칠 수 있을 전망이다. 손주인은 “솔직히 주전 욕심이 안 난다면 거짓말이죠. 주전 공백을 메우는 백업 역할이 중요하지만, 주전 욕심이 나긴 해요.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습니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과연 손주인이 삼성 2루를 언제까지 지킬 수 있을까. 신명철과 조동찬이 복귀한 후 3명의 경쟁이 치열하게 됐다.
[2루 주전 도약을 노리는 삼성 손주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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