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 류중일 감독은 일전에 “6월에는 +3개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는 곧 6월에는 본격적으로 치고 올라갈 계기를 잡겠다는 뜻이었다. 22일 현재 삼성은 31승 28패 2무, 승률 0.525가 됐다. 승과 패의 차이가 +3인 건 올 시즌 처음이다. 6월 12일 대전 한화전 승리 후 어느덧 열흘 넘게 5할 승률 이상을 지키고 있다.
현 시점에서 삼성이 급속도로 치고 오를 것이라는 장담은 하기 어렵다. 2위부터 6위까지의 승차가 너무 촘촘하다. 그렇다고 삼성이 쉽게 뒤처질 것 같지도 않다. 몇 가지 조짐이 보인다.
▲ 선수 IN OUT 선순환 생겼다
긴 페넌트레이스를 치르다 보면 정예 멤버의 정해진 역할로만 시즌을 치를 수 없다. 백업 멤버들이 2군에서 올라와 활약을 하면서 팀 분위기를 이끌고, 또는 다른 역할을 하던 선수가 멀티 플레이어 기질을 드러내며 기존 선수의 부진을 메워줘야 할 때가 있다. 선수들이 들어오고 나감에 관계없이 꾸준한 전력을 보여주는 팀이 강팀이다.
삼성은 올 시즌 초반 그렇지 못했다. 2년차 심창민이 그나마 새롭게 유입된 전력이지만, 삼성 마운드 전체를 뒤흔들만한 동력은 주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마운드에서 차우찬과 불펜진, 타선에서 최형우가 부진하며 잡을 수 있는 경기를 계속 놓쳐 순위싸움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젠 다르다. 갖가지 이유로 빠져나간 자리에 다른 선수들이 들어와서 제 몫을 한다. 삼성은 6월 초 실질적인 에이스 윤성환이 햄스트링 통증으로 빠졌다. 정현욱이 한 차례, 그리고 차우찬의 선발진 재합류로 선발진에 큰 힘이 됐다. 여기에 최근 포수진에 새롭게 올라온 이지영이 6타수 4안타로 쏠쏠하게 활약 중이다. 권오준, 권혁, 안지만도 복귀 후 서서히 자리를 잡고 있다. 반면 채태인, 조영훈, 이정식 등의 공백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 차우찬, 최형우 부진의 양대 두 축이 살아난다
가장 반가운 건 차우찬과 최형우의 부활 찬가다. 차우찬은 21일 대구 KIA전서 올 시즌 첫 선발 승을 따냈다. 7이닝 2피안타 2실점으로 특급 피칭을 했다. 제구난조는 극복해야 할 부분이지만 직구 구위는 많이 올라왔다. 최형우도 마찬가지다. 최근 5경기 21타수 7안타이고 6월 18경기서 타율 0.279 2홈런 19타점을 기록 중이다. 타율도 0.243까지 올라왔고 무엇보다 타점 생산 능력이 살아나고 있다는 게 고무적이다.
올 시즌 초반 삼성의 부진은 투타의 양대 두 기둥인 차우찬과 최형우의 부진 탓이 컸다. 중심축이 무너지자 팀 분위기는 물론이고, 다른 중심타자들과 선발 투수들과의 활약 속에서도 시너지효과가 발생하지 못해 치고 올라가지 못했다. 하지만 류 감독의 앓던 이 2개가 서서히 제 몫을 하면서 삼성도 도약할 기회를 잡았다.
▲ 투타 안정, 삼성다운 야구 할 수 있다
또 하나 짚어야 할 것은 불펜진이다. 올 시즌 초반 삼성 불펜은 예년만 못했다. 박빙 승부에서 1~2점을 지켜주는 맛이 떨어졌다. 불펜진의 결정적인 실점으로 쉽게 이길 경기를 어렵게 마무리 하거나 패배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에 류 감독은 5월 말 권오준, 권혁, 안지만을 차례로 2군에 보냈다. 안지만은 미세한 팔꿈치 통증이 있었지만 구위 재조정의 의미도 있었다. 정현욱은 뒤진 상황에 등판하기도 했다.
권오준, 권혁, 안지만이 정상 컴백한 뒤 삼성 불펜은 확실히 살아나고 있다. 정현욱은 선발 외도 후 5경기 연속 비자책 행진이다. 삼성은 선발진이 워낙 안정적이라 불펜만 살아날 경우 지키는 야구가 가능하다. 이달 들어 타선도 꾸준히 살아났다. 6월에는 20일까지 팀 평균자책점 3.64로 3위였고, 팀 타율 0.294로 1위다. 그 결과 22일 현재 삼성의 팀 평균자책점은 3.69로 1위이고, 팀 타율은 0.269로 2위다. 투타가 안정됐다는 의미다.
삼성이 아직 순위 싸움의 유리한 위치에 올라선 건 아니다. 연패를 할 경우 다시 6위까지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이제 쉽게 뒤처지지 않을 힘을 갖췄다. 에이스 윤성환도 컴백 준비를 마쳤다. 시즌 초반 온갖 부진에도 결국 버텨내면서 대반격의 타이밍만 기다리고 있다.
[삼성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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