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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KBS 2TV '각시탈'에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존재한다.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다들 각자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배신을 하고 속내를 숨기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순진무궁 백지같은 인물이 껴 있다. 바로 손여은이 연기한 선화가 그 주인공이다.
▲ 10살이나 어린 '각시탈' 속 선화, 걱정됐죠
손여은을 처음 마주하고 던진 한마디는 "도대체 나이가 몇살이냐"는 질문이었다. 극중 선화는 19세 순박한 소녀로 등장한다. 하지만 그녀의 실제 나이는 29살. 생년월일을 보고 1993년생이라고 잘못 봤을 정도로 동안을 자랑하고 있었다.
"동안이라는 말은 많이 듣죠. 하하. (진)세연이보다 제가 10살 많은데 '각시탈'에서는 제가 동생으로 나와요. 제 나이를 듣고난 스태프들의 반응은 한결같아요. 동안유지 비결이 뭐냐고."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라 할지라도 자신의 나이와 맞지 않은 역할을 맡았을때는 연기함에 있어 고충을 털어놓기 마련이다. 하지만 손여은은 달랐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10살차를 넘나들며 순진무궁 선화를 연기하고 있었다.
"10살이나 어린 역할이잖아요. 당연히 걱정이 됐죠. 예전에 영화 '고사'에서도 10살이나 어린 역할을 맡았어요. 할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그렇다고 걱정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에요. '각시탈'을 준비하면서 선화라는 캐릭터와 친해지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다보니 어느순간 선화가 돼 있는 느낌이 들었죠."
극중 선화는 목단과 이강토 등에 비하면 현저하게 작은 역할이다. 하지만 그 존재감만큼은 목단 부럽지 않다. 바로 손여은이 만들어낸 '백치 선화' 캐릭터 덕분이다.
"드라마가 방송된 뒤 기사를 봤어요. '백치 선화'라는 애칭을 붙여 주셨는데, 꼭 백치미를 강조하려고 했던 건 아니에요.(웃음) 그냥 순수한 아이를 표현하고 싶었고 내가 순수했던 그 시절의 모습을 꺼내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다보니 백치스러운 부분이 나오더라고요."
▲ 데뷔는 길거리 캐스팅으로…
손여은이 '각시탈'에 등장했을때 어떤 이들은 실력파 신인이 등장했다고 했다. 하지만 모르는 소리. 그녀는 벌써 데뷔 8년차다. 소위 말하는 길거리 캐스팅으로 연예계에 입문했다.
"처음 연예계에 들어오게 된 건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서였어요. 고향이 부산인데 서울에 놀러왔다가 우연히 연예계 종사자에게 명함을 받게 됐고, 호기심에 '나도 연예인 해볼까'라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죠. 그때가 스무살이었어요. 그 뒤로 광고를 찍었고 조금씩 연기를 했는데, 중간에 텀이 생기니까 제가 은퇴(?)를 했다고 생각하시더라고요."
"피아노를 전공했어요. 피아노도 정말 좋아했어요. 그런데 연기만큼 제 자신이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없더라고요. 연기를 하면서 몰랐던 제 모습을 많이 찾았어요. 2년의 공백기가 지난 뒤 연기를 대하는 제 태도도 많이 달라졌죠. 연기를 하면서 캐릭터에 진짜 몰입했을때의 느낌, 절대 잊을수 없어요."
▲ 롤모델은 전도연 선배님
손여은의 이력은 참으로 독특했다. 지금은 많이 사라진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연예계에 데뷔했고, 연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피아노를 전공했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바로 걸그룹 쥬얼리 합류 제안을 받은 적도 있다고.
"하하. 주얼리 멤버가 될 뻔 했죠. 그때 당시에 한 자리가 남아 있었어요. 가수로 데뷔할 생각이 없냐고 제안이 왔죠. 아주 당당하고 당돌하게 말했어요. '나는 연기자가 될 것'이라고요. 뒷 일은 어머니가 처리해주셨어요."
연기를 정말 사랑해서, 연기의 참 맛을 알고 연기자로 살아가고 있는 손여은의 롤모델은 누구일까. 바로 '칸의 여왕' 전도연이었다.
"전도연 선배님이 롤모델이에요. 어떤 역을 하든 새옷을 입은것처럼 소화하는것 같아요. 실제 그 인물에 가깝게 연기를 하잖아요. 영화 '밀양'에서 아이를 잃은 엄마를 연기하는 것에서 감동을 많이 받았어요. 저도 전도연 선배님처럼 연기를 사랑하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인터뷰 말미에 손여은은 롤모델과 함께 자신이 꿈꾸는 이상향을 밝혔다. 바로 '백지 같은 배우'가 그녀의 마지막 꿈이었다.
['각시탈'에서 선화 역을 맡은 손여은.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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