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김진성 기자] 야수들의 타구가 쭉쭉 뻗어나갔다. 그럴 때마다 야수들의 글러브에 쏙쏙 들어갔다. 무너질 듯 무너지지 않은 김선우가 승리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떠났으나 9회 마무리 스캇 프록터의 믿을 수 없는 블론세이브로 승리가 날아가고 말았다.
두산 토종 에이스 김선우가 호투했다. 5월 16일 잠실 한화전 이후 6경기만에 올 시즌 4번째 퀄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5월 말부터 최근까지 나올 때마다 난타를 당했던 김선우는 이날 회생의 빛을 보였다. 5이닝 7피안타 1탈삼진 1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고비 마다 상대 번트와 잘 맞아나가는 타구에 고전했지만,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야수들의 도움을 얻어 실점을 최소화하는 모습은 에이스다웠다.
사실 이날도 김선우의 공은 한화 타자들의 방망이에 제대로 맞아나갔다. 1회 2사 후 장성호와 김태균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선취점을 내줬고, 최진행에게도 2루타를 맞아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였다. 강동우를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으나 이 역시 날카로웠다. 2회를 삼자범퇴로 넘겼으나 3회 들어 양성우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백승룡이 자신 앞으로 타구의 속도를 죽이면서 기가 막힌 번트 안타를 쳐냈다.
곤경에 빠진 김선우는 그러나 장성호-김태균-최진행 클린업 트리오를 연이어 외야 플라이로 잡아냈다. 물론 셋 다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에 걸렸다. 4회에도 번트 때문에 고생했다. 강동우에게 안타를 내준 데 이어 오선진이 포수 앞으로 절묘하게 번트 타구를 떨궈놓자 포수 양의지가 재빨리 잡아 2루에 송구했으나 선행주자와 타자주자 모두 세이프가 됐다. 결국 이대수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아 2점째를 허용했지만, 1사 1,3루 위기에서 양성우를 헛스윙 삼진 처리했고, 대타 한상훈을 1루수 라인드라이브로 처리했다. 한상훈의 타구 역시 잘 뻗어나갔지만, 김재환의 미트에 쏙 빨려 들어갔다.
5회에는 두산 타자들이 3점을 김선우의 어깨에 얹어줬다. 그러자 김선우는 더욱 힘을 내기 시작했다. 5회를 삼자범퇴로 넘긴 김선우는 투구수가 88개였고, 구위는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정황상 6회에도 충분히 등판할 수 있었지만, 김선우는 6회 들어 변진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4-2로 앞서고 있어 승리요건을 갖췄기에 굳이 무리할 이유는 없었다.
88개의 투구 중 스트라이크가 56개였다. 제구력도 좋았다. 5회까지 7개의 안타를 맞았지만, 4피안타에도 집중타를 맞아 패전투수가 된 박찬호와는 달리 집중 피안타를 최소화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5km가 찍혔고, 투심패스트볼을 30개 던졌다. 123km가 최고구속으로 찍힌 커브를 10개, 슬라이더와 서클체인지업은 각각 3개와 8개로 보여주기에 그쳤다. 투심패스트볼이 한화 타자들에게 수시로 맞는 모습을 보이며 고전했지만, 도망가지 않는 투구를 선보였다. 하지만, 결국 두산은 이날 한화에 대역전극의 희생양이 되면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9회에만 3실점하며 4-5로 패배했다.
사실 김선우는 최근 연이어 부진한 투구가 이어지면서 주위에서 2군행을 고려해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이 들렸다. 하지만, 김선우는 이날 호투로 한결 부담을 덜고 다음 등판을 준비하게 됐다. 결국 지난해처럼 타자들을 완벽하게 압도하지 못한 구위를 회복하는 게 최대 과제가 됐다.
[승패를 기록하지 못한 김선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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