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유독 한국영화의 성적이 좋은 2012년 상반기였다.
'부러진 화살'과 '범죄와의 전쟁'을 시작으로, '건축학개론'은 국내 멜로영화 기록을 다시 세웠으며 역대 로맨틱 코미디 개봉작들 중 상위권에 오른 '내 아내의 모든 것'은 개봉 50일이 넘도록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4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12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상반기 극장 관객 수는 8279만 명으로 2011년 상반기 관객 6842 명에 비해 21%나 성장했으며, 상반기 시장점유율은 한국영화가 53.4%다.
영진위는 "극장 관객 성장률이 2012년 상반기에 전년도 동기 대비 21% 성장이라는 놀라운 실적을 보인데에는 2월과 3월 비수기를 정면 돌파하면서 좋은 흥행 기록을 보여줬던 한국영화 흥행 성적 결과가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봤다. 결국 웰메이드 영화에는 비수기가 없었던 것이다.
또 영진위는 한국영화가 좋은 성적을 거둔 원인을 '30대~40대 관객 극장 유인 성공으로 관객층 확대와 웰메이드 장르 영화의 성공'으로 봤다. 실제 상반기 흥행영화 10위에 링크된 한국영화들은 모두 30대~40대 관객층을 겨냥한 영화들이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의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와 '후궁:제왕의 첩' 외에도 '내 아내의 모든 것','건축학 개론' 등은 각각 30대 주부의 자아찾기와 30대의 첫 사랑 추억이 주요 줄거리였다.
'댄싱 퀸 역시 30~40대 부부들이 주 타겟인 영화다. 또 '부러진 화살'과 '화차' 역시도 사법 정의에 대한 묵직한 비판과 자본주의에 대한 통렬한 비판 등을 담아냈다. 젊은 층이 소화하기에는 버거운 영화들인데도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은 30~40대 관객의 유입이 큰 역할을 했다는 증거다.
영진위는 "20대 초중반 여성들에게 한정됐던 영화기획 대상이 확장됐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일 수도 있고, 한국영화의 전성기를 청춘기에 함께했던 관객들이 함께 나이 들어가고 있다는 이야기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어벤져스', '맨인블랙3', '미션 임파서블4:고스트 프로토콜' 등 흥행 10위권에 든 할리우드 오락영화들의 주요 연령대가 10대와 가족관객이라는 점에서, 한국영화가 놓치고 있는 부분들도 지적했다.
올해 극장가 흥행 공식은 웰메이드 한국영화였다. 이들 영화들은 탄탄한 작품성을 바탕으로 관객의 공감을 끌어올리며 특별한 비수기 없이 흥행에 성공했다. 반면 미국영화는 오락성을 강조한 블록버스터물이 사랑받았다.
[영화 '건축학개론'(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내 아내의 모든 것' '범죄와의 전쟁' '부러진 화살' 포스터.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사 집, 쇼박스, 아우라 픽쳐스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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