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고인배의 두근두근 시네마]
한 남성이 클럽 무대 위에서 자신의 몸을 어루만지며 환호하는 여성관객들을 유혹하는 오프닝으로 시작되는 '매직 마이크(MAGIC MIKE)'는 남성 스트리퍼들의 세계를 그린 19금 섹시 퍼포먼스 무비이다. 그런 만큼 주요 부위만 가리고 옷을 벗은 근육질 남자들의 퍼포먼스가 처음부터 끝까지 부각된다.
댄스 영화 '스텝 업'으로 스타덤에 오른 채닝 테이텀은 데뷔 전 8개월 동안 클럽에서 스트리퍼로 일했다고 당당하게 밝혀 화제를 모았는데 영화 '매직 마이크'는 바로 채닝 테이텀의 실제 스트리퍼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마성(magic.매직)으로 여성들을 매혹시키는 스트리퍼 마이크를 뜻하는 '매직 마이크'에서 채닝 테이텀은 제작과 각본은 물론, 파워풀한 댄스로 여심을 사로잡는 클럽의 인기 퍼포머 '매직 마이크'로 분해 화끈한 춤과 열정으로 극적재미를 만끽하게 해 준다.
마이크(채닝 테이텀)는 낮과 밤이 다르다. 낮엔 건설현장의 숙달된 일꾼이지만, 밤에는 여성전용 클럽의 스트리퍼로 일하는 그는 타고난 외모와 끼, 춤 실력까지 갖춘 데다 노련함까지 겸비한 7년 경력의 베테랑으로 '매직 마이크'로 불린다.
여자 손님이 준 팁을 알뜰히 모으며 맞춤형 핸드메이드 가구점 사장을 꿈꾸는 그는 어느 날 건설현장에서 열아홉 살 청년 아담(알렉스 페티퍼)을 만난다. 미식축구 장학생으로 대학진학을 꿈꾸지만 실패하고 누나 집에 기거하며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아담은 마이크의 손에 이끌려 클럽에 일자리를 얻게 되고 얼떨결에 무대에 서게 된다.
마이크와 클럽 사장 댈러스(매튜 맥커너히)에게 속성으로 스트리퍼의 비결을 전수받은 아담은 마이크와 함께 파워풀하고 섹시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클럽의 간판으로서 폭발적인 호응을 얻는다. 그러나 자신의 의지와는 다른 그릇된 행동을 하지 않는 강인한 아담의 누나 브룩(코디 혼)에게 호감을 가지면서 마이크는 스트리퍼 세계에 환멸을 느끼게 되고 아담은 점차 방탕한 생활에 빠진다.
6월,7월,8월 세 부분으로 기승전결을 보여주는 이 영화는 자칫 선정적인 눈요깃거리에 빠질 수 있는 남성 스트리퍼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액션영화의 긴박감을 불어넣어 다이내믹한 댄스 오락영화로 각인시킨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연출력이 우선적으로 탄탄하다.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1989)로 스물일곱 살에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거머쥐고 '오션스 일레븐'(2001),'오션스 트웰브', '오션스 13'시리즈로 10억불이상의 흥행성적을 기록한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은 작품성과 상업성을 제대로 요리할 줄 아는 탁월한 실력으로 '매직 마이크'를 완성하여 자신의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가지고 있는 '오션스 트웰브'를 제치고 미국 박스오피스 순위를 뒤집으며 대박을 터트리고 있다. 그것은 섹스 비즈니스계의 이면을 드러내면서도 극적 과장 없이 관객의 시선을 끝까지 사로잡는 소더버그 감독의 역량과 감독을 신뢰하는 스타 연기진들의 몸사리지 않는 스트립 실연에 있다.
이미 '스텝 업'으로 타고난 끼와 멋진 춤 솜씨를 보여줬던 할리우드의 차세대 액션스타 채닝 테이텀은 자신의 스트리퍼 경험을 살려 백 덤블링 등의 고난이도 댄스는 물론 우산, 끈, 해머 등의 소품을 활용한 멋진 퍼포먼스를 펼쳐낸다.
미국인이 뽑은 가장 섹시한 배우 매튜 맥커너히는 한때는 현역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던 스트리퍼였지만 사회자로서 클럽을 운영하는 사장 댈러스로 출연하여 중후한 연기로 관객을 압도하며 한때 클럽을 대표했던 왕년의 노련한 스트립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더욱이 아담 역의 알렉스 페티퍼는 물론, 클럽의 매력덩어리 4인방 스트리퍼인 맷 보머, 조 맹가니엘로, 아담 로드리게즈, 케빈 내쉬가 각자의 개성을 내세우며 멋진 쇼를 보여주는데 화려하고 역동적인 안무는 여느 댄스영화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그런 만큼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마돈나의 월드투어 안무가였던 앨리슨 폴크가 짠 남성 스트리퍼의 군무와 테이텀의 현란한 독무는 천박스럽거나 역겹지 않고 뛰어난 편집으로 화끈한 액션 씬처럼 박력이 넘쳐난다.
물론 '매직 마이크'의 클럽은 남성출입금지구역인 여성들만의 공간으로 여성들의 판타지를 만족시켜주는 장소이다. 그런 만큼 이 영화는 남성관객보다 성인 여성 관객을 위한 영화이다. 물론 남성 관객들은 낯선 금남의 클럽을 들여다보는 호기심 이전에 거부감부터 느낄 수 있겠지만 편견을 접는다면 다이내믹한 쇼 이면에 깔려있는 남성 스트리퍼들의 꿈과 열심히 살아가는 그들의 삶에 공감대를 느끼게 된다.
직접 촬영까지 맡은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은 비트감 넘치는 음악을 배경으로 한 화려하고 다채로운 스테이지뿐만 아니라 그것을 즐기는 관객들의 모습까지 담아내면서 현장의 분위기를 실감나게 보여준다. 특히 퍼포먼스를 빛나게 하는 것은 프랭키 파인의 음악이다. 아담의 첫 데뷔 무대를 꾸며준 ‘Like a Virgin’은 물론, ‘It’s Raining Men’을 남성적인 군무 퍼포먼스에 사용하여 할리우드 섹시 군단의 파워풀한 댄스를 각인시켜준다.
안무를 맡은 앨리슨 폴크가 “단순한 댄스 무비가 아닌, 섹시하고 자신감 넘치며 판타지를 만들어내는 영화이다.”라고 밝힌 것처럼 군인, 카우보이, 공사장 인부 등 다채로운 의상으로 남성적 섹시미를 더한 섹시 군단의 파워 스테이지와 우산과 레인 코트를 활용한 촉촉히 젖은 섹시 군무, 그리고 아담의 신선한 첫 데뷔 퍼포먼스 등, 완벽한 식스팩과 완벽한 무대 매너를 갖춘 섹시 군단의 절도 넘치는 힐링 퍼포먼스가 스크린에 화려하게 펼쳐진다.
일반인들이 궁굼하게 여기는 남성 스트리퍼들의 세계, 금기의 장소 깊숙이 감춰진 판타지를 스크린에 솔직하게 담아낸 이 영화는 끈적거리는 19금 에로영화를 연상한다면 오산이다. 19금 섹시 퍼포먼스 무비이지만 화끈한 액션 영화를 본 것처럼 가슴이 탁 트이는 청량감을 주는 이 영화는 베드씬으로 승부를 거는 에로영화와 상투적인 스토리 라인의 진부한 댄스영화와는 차별화된다.
미국에서의 흥행돌풍은 이 영화의 재미와 품격을 짐작하게 한다.
그런 만큼 9월에 마이에미로 옮긴다는 클럽의 행보는 '매직 마이크' 속편에서 이어지겠지만 남성들에 의한 여성을 위한, 여성들의 영화인 이 영화는 올 여름 더위를 씻어줄 두근두근 시네마로 손색이 없다. “눈치보지 말고 화끈하게 즐겨라!”
<고인배 영화평론가 paulgo@paran.com>
['매직 마이크' 스틸컷. 사진=누리픽쳐스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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