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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삼성화재 블루팡스는 창단 이후 줄곧 겨울리그의 최강자로 군림했지만 유독 컵대회와는 인연이 없었다.
올해로 7번째를 맞는 컵대회에서 삼성화재는 3차례 결승에 올랐으나 왼손잡이 공격수 장병철이 맹활약했던 2009년에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을 제외하고는 컵대회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나머지 두 번의 결승전에서는 현대캐피탈에 무릎을 꿇고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V리그 통산 6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한 것과 달리 컵대회에서 우승이 1번밖에 없었다는 점은 삼성화재에게 '외국인 선수의 팀'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게 했다. 레안드로, 안젤코, 가빈 등 삼성화재는 항상 최고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가빈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모습도 노출하며 혹평을 듣기도 했다. 삼성화재로서는 외국인 선수가 출전하지 않는 컵대회 우승이 절실했다. 외국인 선수 없이도 충분히 강한 팀이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컵대회에서 우승하는 것뿐이었다.
결승 진출까지는 꽤나 순조로웠다. 지난 V리그 우승을 일궈낸 주요 멤버 가운데 큰 부상이나 입대, 은퇴로 인해 이탈한 전력이 없고, 무엇보다 라이트 박철우가 펄펄 날았다. 삼성화재에서 세 번째 시즌을 앞두고 이제는 팀에 완전히 녹아든 모습이다. 박철우의 장인이기도 한 신치용 감독도 "LIG와의 결승전은 에이스 싸움이다. 김요한과 박철우의 대결에서 이기는 팀이 승리한다"며 에이스 박철우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박철우는 삼성화재와 컵대회의 악연을 끊어줄 선봉장이다. 삼성화재는 컵대회의 강자가 아니었지만, 박철우는 예외다. 박철우는 현대캐피탈 시절 두 번(2006, 2008)이나 팀의 컵대회 우승을 이끌며 두 번 모두 MVP를 차지했다. 이번에도 삼성화재가 우승한다면 박철우가 MVP를 거머쥘 가능성이 높다. 박철우는 대한항공과의 준결승에서 50득점으로 역대 컵대회 한 경기 최다득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공교롭게도 박철우가 현대캐피탈을 우승으로 이끌며 MVP를 수상했던 두 번의 컵대회에서 현대캐피탈의 결승 상대는 삼성화재였다. 삼성화재는 컵대회 우승 경험이 적다는 것이 불안요소일 수 있지만, 박철우는 그 반대다. 현역 선수 가운데 누구보다 컵대회에서 좋은 기억을 많이 가지고 있다.
결승전에서도 '컵대회의 제왕' 박철우가 맹활약할지는 큰 볼거리다. 컵대회 MVP 2회 수상은 남녀부를 통틀어 박철우가 유일하다. 박철우가 삼성화재에 우승컵을 선물하며 세 번째 MVP 등극에 성공할지 여부도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박철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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