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엔트리 변경이 적어야 강팀인가.
확대엔트리가 적용되는 9월 1일이 됐다. 8개 구단 모두 26인(25명 출전)에서 31인(30명 출전)으로 엔트리를 확대한다. 더 많은 선수에게 1군 경험을 주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보통 9월이 되면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한 팀과 내년을 대비해야 하는 팀이 어느 정도 보이기 때문이다. 많은 선수를 1군에 불러올려 치열한 경쟁을 유도해 전력을 끌어올리거나 내년을 대비해 유망주 옥석을 가리려는 의도가 섞여 있다. 분명한 건 확대엔트리 활용을 잘 하는 팀이 강팀이다.
삼성의 경우 1일 투수 차우찬, 임진우, 포수 이정식, 내야수 강명구, 외야수 우동균이 등록된다. 특정 포지션을 집중 보강한 게 아니라 모든 포지션을 두루두루 보강했다. 기본적으로 전력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기존 26명과 함께 치열하게 포스트시즌 엔트리 경쟁을 할 전망이다. “1군에서 한번 빠지면 복귀하는데 1달”이라는 삼성이니, 이들 5명에겐 확대엔트리가 기회다.
▲ 엔트리 변경 적어야 강팀?
그러고 보면 삼성은 1군 엔트리 변경이 별로 없는 팀 중 하나다. 주전과 백업의 경계선도 비교적 확실하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달 31일 대구 넥센전을 앞두고 “우리는 1군 엔트리 변경이 많지 않다. 기존 선수들이 대부분 잘해주기 때문에 엔트리 변경을 할 이유가 없다”라고 했다. 실제 삼성은 주전들이 대부분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배영섭과 최형우도 지금은 정상적인 타격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부상자도 적다. 박한이가 개막엔트리에 들지 못했으나 5월부터 꾸준히 활약 중이고, 조동찬, 윤성환, 우동균이 부상으로 1군에서 각각 1달 정도 빠진 게 전부다. 사실 윤성환의 경우 햄스트링 부상이 심한 게 아니었지만, 워낙 삼성 1군 투수진이 막강해 복귀 시기가 늦어졌다. 삼성은 다른 선수들이 이들의 공백을 잘 메웠다. 선수층이 탄탄하기 때문에 선두를 달리는 데 문제가 없었다.
류 감독은 “엔트리 변경이 적어야 강팀이다. 주전 선수들이 잘해주면 1군에서 뺄 이유가 없다. 기존 주전들이 부진하거나 다쳐서 엔트리 변경이 자주 일어나면 강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물론 삼성을 포함해 모든 팀이 전략적인 이유로 1군 엔트리를 변경하기도 한다. 하지만, 류 감독은 기본적으로 시즌 중 1군 엔트리 변경이 잦으면 강팀이 아니라고 못박았다. 류 감독은 “2군에 있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잘하는 1군 선수를 빼고 1군에 올리는 건 말도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전력이 강하고 선수층이 두꺼운 삼성이 1군 엔트리 변경이 적은 건 이유가 있다.
▲ 개인이 강해야 팀도 강해진다
류 감독은 “1군에 있는 선수들이 고루 잘해줘야 한다. 개인이 강해야 강팀이다”라고 설명했다. 특정 선수 1~2명이 미친듯이 잘하면 당장 1승을 올릴 수 있는 게 야구다. 하지만, 그건 꾸준한 승리를 담보하진 못한다. 모든 선수가 요소요소에서 제 역할을 해줘야 꾸준히 승리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당연히 1군 엔트리를 교체할 이유가 없다. 개개인이 강해야 팀이 강해진다는 류 감독의 말은 일리가 있다. 실제 삼성은 다승(장원삼), 타점(박석민)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고 다른 개인 기록 상위권에도 많이 올라와있다.
류 감독은 “올 시즌엔 야수에선 이지영, 조동찬, 정형식, 투수에선 장원삼, 배영수의 기량이 더욱 좋아졌다”라고 칭찬했다. 이들이 잘해주면서 제 역할을 하니까 팀이 강해졌다는 설명이다. 이어 “일단 본인이 잘해서 팀이 이기면 기분도 좋고 흥이 날 수밖에 없다. 팀이 이겨도 본인이 못하면 흥이 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사실 예전엔 우스갯소리로 “팀이 져도 나만 4타수 4안타 치면 돌아서서 웃었다”라는 말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 선수들은 대부분 팀 승리에 공헌하고자 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에 “내가 부진해도 팀만 이기면 된다”라는 마인드로 경기에 임한다. 그러나 류 감독은 자신이 잘해서 팀도 이길 때 흥이 나서 야구가 더 잘 풀리고, 그런 게 모여서 엔트리 변경이 적은 채로 시즌을 끌고 가면 결국 팀도 강해진다는 논리를 폈다. 9월 확대엔트리로 삼성에 더 많아진 개개인이 얼마나 강한지 살펴볼 수 있게 됐다.
[타점 1위 박석민(위), 삼성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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