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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개인타이틀, 욕심내면 안 된다”
넥센 김시진 감독이 8개 구단 모든 선수에게 “개인타이틀을 욕심내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1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개인타이틀은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순리에 맡겨야 된다”라고 말했다.
김시진 감독은 왜 그런 말을 한 것일까. 본인이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85년이었다. 24승 5패를 하고 있었는데 다승도, 승률도 1위를 하지 못했다. 사람이니까 욕심이 나더라. 그래서 김영덕 감독님에게 OB전 자원등판을 요청했다”라고 껄껄 웃었다. 김 감독은 결국 그해 25승 5패로 시즌을 마쳐 김일융과 공동 다승왕, SBS ESPN 윤석환 해설위원과 함께 공동 승률왕을 차지했다.
김 감독은 당시 자원 등판을 했다. 당시에는 3일만에 등판하는 건 흔한 일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무리는 무리였다. 김 감독은 “그때 타이틀을 따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마운드에 설 때 부담도 되고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이 들었다”며 “나도 모르게 타이틀을 의식하면서 몸에 힘이 들어가고 긴장이 됐다”고 털어놨다. 자신이 겪어보니까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설명한 것이다.
김 감독은 “타이틀에서 앞서가는 선수들은 뒤에 쫓아오는 선수가 신경 쓰이고, 따라가는 선수들은 역전을 하고 싶어 신경을 쓴다. 그러다 보면 정상적으로 경기를 할 수가 없다”라며 평정심 유지를 강조했다. 사실 필요 이상의 부담감에 몸에 힘이 들어가면 부상의 위험도 있다. 김 감독의 설명은 일리가 있다.
따지고 보면 김 감독은 그래서 선수들에게도 타이틀에 관한 얘기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조금 다른 얘기지만, 지독한 홈런 아홉수에 시달렸던 강정호에게도 타격감이 나쁜 게 아니었기 때문에 믿고 기다렸다고 한다. 괜히 부담을 주기 싫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개인타이틀은 기량도 기량이지만, 부담감과 긴장감과의 싸움이기도 하다.
[김시진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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