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김진성 기자] 롯데가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13년만에 노렸던 한국시리즈였으나 물거품이 됐다. 롯데가 22일 플레이오프 5차전서 SK에 석패하며 2012시즌을 마쳤다. 지난해 SK에 플레이오프서 당한 패배를 되갚아주는 데 실패했다. 또 언제 이런 기회가 올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래도 롯데는 최선을 다했다. 냉정하게 보면 롯데는 SK보다 전력이 앞선다고 볼 수 없었다. 시즌 전체를 돌아봐도 플레이오프행은 분명 큰 성과다.
롯데는 지난 비시즌 4번타자 이대호와 에이스 장원준을 잃었다. 전력 누수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대호의 몫은 나머지 타자들의 십시일반의 힘으로 최대한 버텼다. 그래도 메우지 못한 화력의 힘은 마운드에서 막아냈다. 양승호 감독 부임 2년차에 불펜 필승조가 갖춰졌다. 김사율은 포스트시즌 들어 2% 부족했지만, 정규시즌서 34세이브를 기록하며 구단 최다 기록을 세웠다.
부상에서 돌아온 최대성과 2차 드래프트에서 건진 수확 김성배, 좌완 강영식과 이명우가 불펜의 한 축을 세웠다. FA로 영입한 이승호와 정대현은 시즌 중반까지 양승호 감독의 애를 태웠으나 결국 시즌 후반 제 몫을 해냈다. 이들이 응집력을 발휘한 불펜은 삼성과 SK에 견줘도 손색이 없었다. 역전을 쉽사리 당하지 않는 불펜 야구로 화려함 대신 실속이 생겼다.
4월을 1위로 마친 롯데는 5월 부진했으나 6~8월에 꾸준히 2위권을 유지했다. 비록 9월 투타 동반 슬럼프로 4위로 미끄러졌지만, 주전들의 줄부상은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었다. 그렇게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하며 당당히 가을야구 단골 참가자로 거듭났다.
포스트시즌서도 그냥 무너지는 롯데가 아니었다. 롯데는 지난 4년간 포스트시즌 홈에서 단 1승 6패에 그쳤다. 홈에만 가면 작아졌다. 하지만, 올 시즌엔 2승 2패로 균형을 맞췄다. 더 이상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았다. 여전히 수비에서 2% 부족한 모습을 보였으나 두산과 SK 주요 투수를 상대하면서 유인구를 철저히 기다리는 전략을 선보이며 세밀한 야구를 가미했다. 작전수행능력에서도 예전보다 확연히 나아졌다. 큰 경기라고 해서 승부처에서 덜덜 떠는 롯데가 아니었다. 그 결과 두산을 꺾고 13년만에 포스트시즌 단기전 시리즈 승리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결국 단기전 강자 SK의 벽을 넘는 데는 실패했다. 그래도 더 이상 성적은 나지 않고 화려함만 추구한다는 오명에서 벗어나 당당히 강호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양승호 감독도 포스트시즌서 선발진의 두 축 이용훈과 라이언 사도스키 없이 절묘한 불펜 운영, 적극적인 작전야구에 부상, 부진한 선수에게 믿음을 보내는 야구로 선전을 이끌어냈다. 이대호와 장원준의 공백까지 감안하면 롯데의 올 시즌은 성공적이다.
플레이오프 5차전 이후 롯데 선수들은 고개를 숙였다. 그럴 필요 없다. 롯데는 2012년 가을야구의 또 다른 승자다. 박수를 받아야 마땅하다.
[롯데 선수들. 사진 = 문학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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