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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기자]“연예인이 상을 당하면 상조업체부터 추모공원까지 못해도 5개 이상의 업체가 붙어요. 장례비는 물론이고 웃돈을 얹어 주기도 하죠.”-상조업체 관계자 A씨
“결혼식을 수개월 앞둔 연예인이 찾아와서 호화 예식을 원하더라고요. 그런데 모든걸 협찬으로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인지도 면에서 협찬이 들어올 수준이 아니었죠. 저희는 거절했고 그 분은 결국 다른 업체를 통해서 식을 치르더라고요.”-웨딩컨설팅 업체 B씨
관혼상제는 모든 이들에게 중요한 일이다. 특히 결혼식과 장례식의 의미는 한국 사회에서 남다르다. 일반인들 또한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서 호화 예식을 치르는 요즘 세태에 주변의 이목을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연예인들에게 검소함만을 강요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일부 연예인의 경우 호화로움을 떠나서 그 호화로움을 ‘공짜’ 더 나아가 ‘웃돈’을 받길 원한다는데서 문제가 발생한다. 실제로 대형 웨딩 컨설팅 업체 관계자 및 장례관련 업체 관계자들을 통해 알아본 연예인의 협찬 행태는 도를 넘은 수준이었다.
취재를 위해 접촉한 한 추모공원 관계자는 마이데일리 취재진에 연예인 장례식의 실태를 전했다. 일반적인 장례 비용의 경우 서울 대형 병원의 장례식장을 이용할 경우 4000~5000만원 선의 비용이 들어간다. 여기에 추모공원 안치료의 경우 공원의 접근성 및 인지도 그리고 유골함의 안치 위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500~1000만원 선의 비용이 들어간다.
최대 6000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산정하면 연예인 가족이 지불하는 비용은 얼마일까? 이 관계자는 “단 한 푼도 내지 않는다. 추모공원 관계자들은 거기에 수천만원의 비용을 얹어주기도 한다”고 전했다.
왜 추모공원 관계자들은 왜 고인이 된 연예인의 장례비용을 지불하고 웃돈을 얹을까? 그 이유는 홍보 효과 때문이다. 실제로 한 원로 개그맨의 사망 당시 3천만원을 유족에게 지불했다는 공원 관계자는 “경기도와 강원도 권으로 추모 공원들이 많이 생기면서 경쟁이 심하다. 연예인을 안치할 경우 인지도 상승에 효과가 있으리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경쟁 심화로 인해서 수년 전 한 연예인의 유가족과 상조업체 사이에서는 법정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먼저 계약을 한 추모공원을 무시하고 뒤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한 업체와 계약을 했다는게 이유다.
장례식 뿐만 아니다. 결혼식도 협찬을 공공연히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대형 웨딩 컨설팅 업체의 경우 자체적으로 연예인의 결혼 사실과 홍보를 병행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웨딩 업체 또한 우후죽순 생기면서 연예인 결혼 유치에 혈안이 돼 있다.
이를 이용해 일부 연예인은 결혼식을 통해 한몫을 챙기려는 한심한 행태까지 벌이고 있었다. 한 웨딩업체 관계자는 “한 개그맨이 연락이 와서 결혼식 컨설팅을 부탁했다. 그런데 막상 미팅을 가져보니 요구 수준이 지나쳤다. 일반적으로 소소한 비용 즉, 식장 꽃값이나 신부 메이크업 등의 부대 비용은 자체적으로 해결하거나 우리가 준비해 준 선에서 비용을 지불하는데, 그분은 웨딩 촬영은 물론이고 결혼식장, 심지어 신혼여행까지 업체 협찬을 부탁해 거절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그 개그맨은 다른 업체를 통해서 ‘축복받는’ 결혼식을 치렀다. 해당 웨딩업체는 수시로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당사자들 또한 미니홈피나 SNS를 통해 열심히 홍보했다.
수 많은 연예인들이 협찬 결혼식을 받자 일부 톱스타들은 ‘NO 협찬’을 선언해 스스로 품격을 더한 이들도 있다. 서울 중구의 S호텔은 결혼식 협찬을 일절 하지 않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해당 호텔의 입지 조건이 좋은 것도 있지만 S호텔에서 결혼하는 이들은 협찬을 받지 않은 것을 알고 있기에, 관계자들에게 두고두고 회자된다. 이 호텔에서 결혼한 이들로는 장동건-고소영 부부를 비롯해 전지현이 있다. 이들은 직접 웨딩 드레스를 구입해 결혼식을 치르는 등, 무협찬 결혼식으로 화제가 됐다.
경조사는 사람의 인생사에 중요한 일이다. 남이던 두 사람이 한 가족이 된다는 것과 고인의 영생을 기린다는 점에서 성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일부 연예인은 이런 경조사 또한 자신이 연예인이라는 그릇된 특권의식에 젖어서 하나의 싸구려 이벤트로 이용하고 있다. 그야말로 누워서 침뱉기 인 셈이다.
[무협찬 결혼식으로 화제가 됐던 장동건-고소영 부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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