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건달' 김정태, "예능은 배우에게 양날의 칼"(인터뷰①)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배우 김정태에게 '포텐 터진' 시기는 2011년. '1박2일'에 출연하고나서 그를 알아보는 이들이 부쩍 늘었는데,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당시 출연 중이던 드라마 '미스 리플리'에서 우정출연이었던 그의 출연분량을 늘려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던 것.

그러나 김정태는 이후 예능과는 거리를 두었다. 대신 충무로가 그를 더욱 두 팔 벌려 끌어안았다. 이후 그가 한 작품은 케이블 드라마 '소녀K'도 있었지만, 영화 '간기남', '이웃사람'이 있었고, 현재 상영 중인 '박수건달' 외에도 '남자사용설명서', '7번방의 선물', '깡철이', '세계일주' 등 개봉을 앞둔 작품들도 다수다. 지난 해 허리 디스크로 신체적으로는 다소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필모그래피만 보면 그의 전성기가 시작되고 있음을 확연히 알 수 있다.

- 예능에서 빵 터진 스타는 많지만, 드라마 출연분량을 늘려달라는 요청까지 이어진 경우는 드물다.

근자에 들어 문민정부 이후 처음이 아닐까?(웃음)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연기했던 것을 좋게 봐주셨던 것 같다. 그러나 사실 당연히 하는대로 했는데 반응이 좋아 놀랐다.

- 여자팬들이 늘었다는 것을 체감하나?

말 그대로 '육체적으로' 느낀다. 사진을 찍자는 요청에 응하면 (여자팬이) 허리를 감싼다던지, 귓속말로 '팬이에요' 한다던지. 적극적인 여성들 덕분에 굉장히 느낀다(웃음).

- 배우 생활에 있어 큰 힘이 될 것 같다.

말 그대로 신 재생 에너지가 됐다. 그리고 (덕분에) 지난 해 작품을 많이 했고 이 작품들이 전부 올해 개봉된다. 흐르는 대로 하다보니 이렇게 됐다. 지금은 장르적으로 다른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긴 하다. 스릴러나 로맨틱 코미디?

- 주연 욕심은 안부리는 것처럼 보인다.

억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이제부터 주연할 거니까 책 받지마'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지 않나. 주어지는 대로 전략적으로 하는 것이 정답인 듯 하다.

지금까지 닦아온 얄팍한 연기기술로, 또 혼으로 하는 것. 특별할 것이 있을까.

-예능 출연이 기점이 됐는데, 가장 큰 변화는?

개런티(웃음). 그 전에는 생각보다 많이 못 받았다. 조연배우들 개런티가 너무 낮다. 뻔한 변화인데 동시에 극적인 변화였다. 그리고 출연 요청도 많이 들어와 작품을 많이 하다보니, 짧은 시간 안에 육체적으로 힘들었다. 담배를 끊기도 했다. 그래도 참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그 뒤로는 예능에 출연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드라마나 영화에서 많이 활동할 수 있었다. 내가 만약 개그맨이라면 예능을 죽자살자 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배우다. 한계가 있다. 배우에게 예능은 양날의 칼이다.

-배우로서 목표하는 바는?

기업하는 사람이 아니라 거창한 목표는없다. 다만 한 작품 한 작품 작품이 원하는 역할을 하나하나씩 제대로 해나가는 것이 나의 목표다. 10년 안에 무엇을 하겠다 보다, 우리는 매 번 테스트를 받으니까 매 작품을 잘 해야한다. 잘 되다가도 어느 순간 매너리즘에 빠졌다는 평을 듣게 된다. 그러니 매작품에서 진솔하게 거짓되지 않게 하는 것이 일단 목표고, 지향해야 하는 바다.

동시에 정형화된 배우가 되고 싶지 않다. 그건 누구나 마찬가지일텐데. 배우란 어떤 색깔이 입혀지고 나서는 그 편견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반복해야하는 직업인 것 같다. 만약 나를 둘러싼 어떤 편견이 생긴다면 그것을 깨기 위한 액션을 취할 것이다.

[김정태. 사진=곽경훈 기자kphoto@mydaily.co.kr]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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