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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의 스타★필(feel)]
코미디에는 몇 가지 정형화된 유형이 있는데, 뚱뚱한 것을 백분 활용하는 ‘뚱보 개그맨’은 반세기 이상 그 계보가 있을 정도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다. “그래, 나 뚱뚱하다. 그래도 마음만은 홀쭉하다!”를 외치는 김준현 또한 그런 개그맨의 하나. KBS ‘개그콘서트(개콘)’의 ‘네가지’를 통해 꾸준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김준현은 뚱보 개그의 1인자로 우뚝 솟아있다. 인기 없는, 촌스러운, 키 작은, 뚱뚱한 등 여자들이 싫어하는 치명적인(?) 약점을 지닌 개그맨들이 한 명씩 나와 자기의 이야기를 하는 스탠딩 개그인 ‘네가지’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역시 김준현이다. 자신의 육중한 체구를 빗대어 각 상황을 코믹하게 풀어내고, 맛깔나는 유머를 통해 관객들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뚱뚱하기에 오해받았던 자잘한 일상들을 맛깔나게 풀어내는데 마치 구연동화를 보는 듯한 연기력이 일품이다. 아나운서와 성우를 꿈꿨을 만큼 발음과 발성이 특출나기에 귀에 쏙쏙 들어온다.
1980년생, 올해 33살이 된 김준현은 2007년 KBS 공채 22기 개그맨으로 데뷔한 8년 차 개그맨이다. 한국외국어대에서 철학을 전공한 재원으로 한때 아나운서를 꿈꿨던 그는 단과대에서 밴드도 만들고, 노래뿐 아니라 드럼 실력도 수준급일 정도로 다재다능하다. 군 제대 후 대학교 축제 MC로 우연히 나서 대중들의 환호성에 듣고 개그맨으로 진로로 변경했다. 연기력은 이미 인정받아왔다. 콩트와 상황극으로 단련된 연기력의 발군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그를 스타덤에 올려놓은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고~뤠~”란 유행어를 대히트시켰는데, 무능력해 보이는 정부 관료들이 탁상공론을 일삼다 부하의 한마디에 “고~뤠~”를 하며 쉽게도 포기하는 말의 맛이 제법이었다.
최근 김준현의 인간적인 면모까지 엿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데, 김준호, 박성호, 허경환 등 ‘개콘’ 동료와 함께 출연 중인 KBS ‘인간의 조건’이다. 편리함을 위해 만들어진 현대 문명의 이기 없이 일주일 동안 살아가는 리얼 버라이어티인 이 프로그램에서 김준현은 누구보다 진지하고 열심히 임하고 있다.
‘개콘’ 방송에서 보이는 시간은 고작 몇 분이지만 그걸 위해 개그맨들은 일주일 동안 아이디어 회의와 리허설, 수정과 반복을 거듭하며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력한다. 김준현 또한 평소 주변에서 벌어지는 소재들을 삼아 연기하고, 연습하며 일상 속 아이러니한 상황을 맛깔나게 빚어 큰 웃음을 만들어내고 있다. 뚱뚱한 몸이지만 홀쭉한 마음을 지닌 김준현. 대한민국을 웃기고 있는 그의 활약을 더욱 기대해본다.
[개그맨 김준현. 사진 = KBS 2TV '개그콘서트' 방송화면 캡처, KBS 제공]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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