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 시즌엔 진짜 변화를 노린다.
롯데 타선. 올 시즌 많은 변화가 있다. 4번타자 홍성흔과 톱타자 김주찬이 팀을 떠났다. 김시진 감독은 시범경기서 다양한 실험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톱타자로 뛰었던 전준우를 4번에 놓는 실험, 포수로서 수비 부담이 큰 강민호를 4번에 놓는 실험, 넥센 감독 시절 톱타자로 썼던 황재균을 톱타자에 놓는 실험. 롯데 타선은 지금 최적의 조합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이다.
이는 올 시즌 롯데 타선이 나아가야 할 길과도 맞닿아있다. 올 시즌 롯데 클린업트리오는 손아섭~강민호~장성호로 갈 가능성이 크다. 이대호에 이어 홍성흔의 이탈로 롯데 중심타선의 무게감이 상당히 떨어졌다. 이는 필연적으로 상위, 하위 타순과의 유기적인 조합으로 득점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중심타선의 부족한 위력을 나머지 타자들이 메워줘야 한다는 의미.
바꿔 말하면 이는 상당한 짜임새를 필요로 한다. 만능이 돼야 한다. 어느 타순에 들어가더라도 출루, 진루, 해결 능력을 갖춰야 한다. 넥센 시절부터 보여진 김시진 감독의 스타일상 라인업은 고정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해당 타순의 선수는 최대한 유기적인 짜임새를 이어갈 수 있는 타격이 필요하다. 박흥식 타격코치는 “떠난 선수는 떠난 선수다. 롯데 타선을 짜임새 있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컬러로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20일 부산 LG전은 롯데 타선이 구현할 수 있는 최적의 결과가 나온 경기였다. 그동안 타자들의 타격감 자체가 너무 떨어져있었기 때문에 다양한 타순 조합의 위력을 실험해볼 기회 자체가 없었다. 경기당 3~4점 이상 뽑는 걸 버거워했던 롯데 타선은 20일 부산 LG전서 16안타 9득점을 올렸다. 볼넷 1개도 없이 안타 2개당 1점을 뽑아내는 생산성과 연결능력, 해결능력을 과시했다는 게 반가운 점이었다.
대부분 타자가 LG 투수들의 공에 적절히 갖다 맞히는 타격을 선보였다. 주자가 출루하면 의식적으로 우측으로 타구를 보내려고 했다. 번트와 도루 등 작전도 나왔다. 4번타자 강민호는 1회 결승 역전 투런포를 날리며 붙박이 4번타자는 자신이라는 시위를 확실하게 펼쳤다. 대부분 타자들이 상황에 맞는 베팅에 충실하되 중심타자들은 상대에 위압적인 풀스윙을 하는 것. 짜임새 있고 이상적인 공격이다. 박 코치도 “4번은 풀스윙을 해야 한다”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박 코치가 요즘 강력하게 밀고 있는 4번타자도 강민호다.
롯데의 이런 변화가 단 1경기로 완벽하게 자리가 잡혔다고 보기는 어렵다. 좀 더 꾸준함이 보장돼야 하고, 확실하게 주전라인업이 자리를 잡아야 한다. 유격수에 박기혁과 문규현의 경쟁. 기대주 김대우의 타순 등이 정리돼야 한다. 또 하나. 박 코치는 “타자들이 뻔뻔해져야 한다. 삼진을 먹어도 고개를 숙이지 말아야 한다. 장타자가 적은 우리팀은 일단 분위기 싸움이 돼야 한다”고 했다. 심리적으로도 김주찬과 홍성흔의 공백에 더 이상 쫓기지 말라는 의미다.
롯데의 짜임새 야구 가미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전임 양승호 감독이 부단히 노력한 부분이다. 실제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서 양 전 감독은 타자들에게 볼 카운트 별로 일일이 웨이팅, 타격 사인을 내며 세밀함의 접목을 시도했다. 김 감독은 양 전 감독과는 어떻게 다를까. 작전을 적극적으로 낼 가능성이 있으나 볼 카운트 별로 직접 사인을 낼 것인지는 알 수 없는 부분.
롯데 공격의 변화를 짜임새 있는 야구 ‘시즌2’라고 보면 될 것 같다. 타격 분야에서 기술자로 정평이 난 박흥식 타격코치와 박 코치를 전적으로 신뢰하는 김 감독까지. 선수들 역시 개개인의 욕심을 버리고 팀을 위한 타격으로 달라지는 과정에 들어섰다. 롯데 공격 컬러가 확 바뀔 준비를 마쳤다.
[롯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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